LG전자 TV 휴대폰 생산은 해외로 옮겨도 가전 생산 창원공장은 굳건

▲ LG전자 창원1사업장 스마트공장 조감도. < LG전자 >

LG전자가 국내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글로벌 생산기지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LG전자 생활가전사업의 유일한 국내 생산거점인 창원 사업장은 이런 흐름에서 한 발 벗어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1일 LG전자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6천억 원을 투입해 H&A사업본부 창원 1사업장을 친환경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창원 1사업장은 1976년 LG전자의 모태인 금성사 시절 처음 세워져 역사가 깊은 곳이다. 1987년 창원 2사업장까지 설립되면서 창원지역이 생활가전 사업의 핵심기지 역할을 수행해 왔다.

LG전자는 과감한 투자로 노후한 창원 1사업장을 최첨단 스마트공장으로 바꾸면서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안전·환경요소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2017년 창원 1사업장의 스마트공장 투자를 결정하면서 “지속적 투자로 창원 사업장을 프리미엄 가전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LG전자는 국내 제조라인을 해외로 이전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휴대폰사업을 하는 MC사업본부와 TV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가 국내 생산물량을 해외로 돌렸다.

LG전자는 20일 구미 TV 생산라인 6개 중 2개를 인도네시아 찌비뚱 공장으로 옮긴다는 계획을 밝혔다. 2019년 4월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통합 이전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했다.

하지만 생활가전사업의 중심인 창원 사업장의 위상은 반대로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건조기와 스타일러 등 신가전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2019년에는 해외에서 생산하던 프리미엄 냉장고 물량 일부가 창원 사업장으로 배정됐다.

이에 따라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이 베트남으로 이전한 뒤 이 라인에서 근무하던 인력 750여 명이 창원사업장에 투입되기도 했다.

2017년 10월에는 글로벌 가전 연구개발(R&D)의 중심인 창원R&D센터도 문을 열었다. 스마트공장 건립까지 마무리되면 명실공히 글로벌 가전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자리잡게 돼 해외 생산기지 이전의 필요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생활가전사업의 내수비중이 크다는 점도 업계에서 LG전자 생활가전 생산라인의 해외이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LG전자는 2019년 H&A사업본부 매출의 35%를 한국에서 올렸는데 2020년 1분기에는 40%로 늘어났다. 세계에서 코로나19가 퍼져나간 4월에는 한국 매출이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HE사업본부가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LG전자는 5월 초 진행한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가전사업의 해외 매출 감소와 관련해 국내시장에서 매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가전사업의 해외 생산기지 이전 계획은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창원 사업장은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사업의 중추”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