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이 처음으로 주거래은행 선정을 추진하면서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경쟁에 뛰어들지 시선이 몰린다.

시중은행으로서는 대규모로 예수금을 늘릴 기회이지만 우대금리 제공, 가상은행시스템 구축비용 등 수익성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공단 첫 주거래은행 경쟁 뛰어들까, 대형은행 수익성 저울질

▲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로고.


19일 은행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건강보험공단 주거래은행 입찰에 뛰어들지 결정하기 위해 수익성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건강보험공단 주거래은행 선정기준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분석하는데 1주일가량 걸릴 것”이라며 “수익성 분석이 끝나면 은행 전략 방향에 따라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은 자금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처음으로 주거래은행 선정을 추진한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건강보험공단은 2006년부터 IBK기업은행의 통합자금시스템을 통해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며 “주거래은행을 선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면 자금 집행 및 입출금, 공단 계좌 관리와 법인카드 관리, 임직원 급여 지급 등 업무를 담당한다.

은행들로서는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2019년 건강보험공단의 수시입출금식 예금 평균잔액은 7864억 원으로 집계됐다.

보통예금 및 수시입출금식 예금를 제외한 단기 및 중장기 운용자금(정기예금, 머니마켓펀드 등)은 19조 원가량이다. 

건강보험공단 직원과 가족을 은행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2020년 1월1일 기준 건강보험공단 직원은 1만5346명이다.

건강보험공단 주거래은행이라는 홍보효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연기금 가운데 한 곳의 주거래은행을 맡고 있는 은행 관계자는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면 민간자금을 유치하거나 해외 IR 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주거래은행으로 선정에 따른 실익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려면 건강보험공단에 우대금리를 제시해야 한다.

대외신용도, 재무건전성, 고객만족도, 예금금리가 평가항목 가운데 계량요소다. 특히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에 대한 우대금리’ 항목 배점이 15점으로 가장 높다.

은행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더해 추가금리를 제시해야하는데 저금리로 예대마진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금리 수준을 결정하는데 고민이 깊을 수 있다.

1분기 은행권 순이자마진은 1.46%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5%포인트 줄어들었는데 지난해 1분기(1.62%)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주거래은행이 건강보험공단의 가상은행시스템 구축에 투자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주거래은행 선정과정에서 최신 기술 적용 및 기반체계 구축, 통합관리 및 관제시스템 구축, 빅데이터 기반 통합운영체계구축, 전문가 참여 등을 요구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주거래은행 사업자 선정은 비예산사업이기 때문에 가상은행 시스템 구축비용을 주거래은행에서 부담해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21조 원 규모의 공무원연금공단 주거래은행 선정은 KB국민은행 단독 입찰로 끝나기도 했다.

은행업계 다른 관계자는 “막상 주거래은행 선정에 참여를 결정했다가도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추가금리 부담이 커져 참여를 포기하는 일도 있다”며 “은행 경영전략이 수익성인지, 대규모 예수금 확보인지 등에 따라 관심도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은 6월29일까지 입찰 제안서를 받고 7월2일 제안서 평가를 실시한다. 주거래은행이 결정되면 2021년 6월부터 5년 동안 맡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