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파생결합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하나은행이 과태료 부과처분을 두고 이의제기를 신청하면 함 부회장 혼자 금융당국과 법적분쟁을 벌이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하나은행 파생결합펀드 과태료 이의제기 유력, 함영주 소송부담 덜 듯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18일 하나금융지주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은행이 파생결합펀드 불완전판매에 따른 금융위원회의 과태료 부과처분을 두고 이의제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 이의제기를 신청할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처럼 이의제기를 신청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나은행은 5월22일까지 금융위에 이의신청을 제기할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은 이의신청 기간을 60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는데 하나은행은 3월25일 금융위로부터 과태료 168억 원을 통지받았다. 

하나은행과 함께 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로 과태료를 받은 우리은행은 이미 이의제기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이 파생결합펀드 판매 관련 부과받은 과태료는 197억1천만 원이다.  

우리은행은 2020년 1분기 보고서와 2019년 사업보고서에서 “3월25일 파생결합펀드 관련 과태료 부과 통지를 수령했지만 앞으로 행정청에 이의제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이 금융위에 이의제기를 신청한다면 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를 두고 금융위와 법적 분쟁을 하게 된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르면 과태료와 관련해 이의신청을 제기하면 과태료 처분의 효력은 사라진다. 금융위는 이의제기를 받은 날부터 14일 안에 관할 법원에 통보해야 한다.

결국 법원이 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와 관련한 금융위와 금감원 결정을 들여다보게 되는 셈이다.

하나은행이 이의제기를 하면 함 부회장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데 부담을 덜 수 있다.

하나은행이 과태료 부과와 관련해 금융위와 법적 분쟁을 벌이면 함 부회장 개인이 금융당국과 대립하는 상황도 피할 수 있다.

반면 하나은행이 과태료를 납부한다면 파생결합펀드 불완전판매 및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는 함 부회장이 행정소송을 제기했을 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함 회장은 파생결합펀드 관련 금감원 ‘문책경고’를 두고 행정소송을 제기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함 부회장에게 주어졌던 3개월의 시간도 이제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함 부회장은 6월3일까지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