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이 대한항공의 1조 원 유상증자에 3천억 원 규모로 참여한다.

대한항공 최대주주로서 지분율을 약 30%로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필요한 자금은 자산 매각 및 담보대출 등으로 자체적으로 조달한다.
 
한진칼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3천억 참여, 증자 없이 자체적 조달

▲ 한진칼 기업로고.


한진칼은 14일 서울 서소문동 대한항공 빌딩에서 이사회를 열어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1조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율을 유지하고 대한항공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김석동 한진칼 이사회 의장이 이사회를 진행했으며 사외이사 8명이 모두 참석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중요한 회의였던 만큼 신중하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13일 이사회를 열어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현재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이번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주주배정 물량 이상을 청약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 발행주식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면서 한진칼이 주주배정 물량만 소화한다면 2400억 원가량만 투자하면 된다.

하지만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이 27.05%로 2.91%포인트 낮아지는 만큼 3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필요한 자금은 보유자산 매각 및 담보부 차입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2019년 말 한진칼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00억 원에 불과하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 23.62%, 진에어 60%, 정석기업 48.27%, 한진관광 100%, 칼호텔네트워크 100%, 제동레저 100%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들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정석기업 등이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담보대출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석기업은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본관과 신관, 인하국제의료센터 등 한진그룹의 주요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정석기업이 소유한 부동산 가치를 1조 원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한진칼도 유상증자를 실시할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현재 한진칼 주주들의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원태 회장과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과 카카오 등뿐 아니라 조현아-KCGI-반도건설 등 주주연합측도 한진칼 유상증자에 마뜩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유상증자 일정과 한진칼의 자산매각 및 차입방안이 구체화될 때 다시 이사회를 열어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