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춘수 한화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한화그룹의 재계 위상을 더욱 단단히 다졌다.

한화그룹은 중장기적으로 재계순위 6위를 바라보는 상황까지 외형이 커졌는데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부채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오늘Who] 한화 재계순위 7위 굳혀, 금춘수 부채비율 줄이기는 숙제

금춘수 한화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7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 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해 처음 재계순위 7위에 오른 뒤 올해는 8위인 GS그룹과 자산 차이를 확대하며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공정위는 매년 5월 전년도 실적을 바탕으로 자산 규모가 5조 원이 넘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경영실적과 재무상태 등을 발표하는데 이는 보통 재계순위로 쓰인다.

한화그룹과 GS그룹의 공정자산 차이는 지난해 2조7천억 원에서 올해 4조9천억 원으로 1년 사이 2조2천억 원 더 벌어졌다.

공정자산은 공정위가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자산 규모를 따질 때 사용하는 개념으로 보험사 등 금융 계열사는 전체 자산이 아닌 자본총액과 자본금 중 큰 금액을 쓴다.

한화그룹은 2019년 말 71조7천억 원 규모의 공정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말보다 9.3%(6조1천억 원) 증가했는데 10대 기업집단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14.8%)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자산 성장률을 보였다.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그룹에서 방산과 화학 계열사를 인수하는 이른바 빅딜 이후 자산 규모가 빠르게 늘었는데 지난해는 방산 계열사에 더해 한화건설이 외형을 크게 확장하며 그룹 전체의 자산 확대를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건설은 2019년 말 개별기준으로 6조8천억 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말보다 19.7%(1조1천억 원) 늘었다.

한화그룹은 빠른 자산 확대에 힘입어 재계순위 6위인 포스코그룹과 공정자산 차이도 2018년 말 12조7천억 원에서 2019년 말 8조6천억 원까지 좁혔다.

2015년 말만해도 두 기업집단의 공정자산 차이는 25조5천억 원에 이르렀는데 4년 만에 10조 원 이내로 줄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초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하고 지난해 말 대한항공의 MRO(유지정비)사업부 인수를 검토하는 등 여전히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인수합병의 성과가 더해진다면 한화그룹이 중장기적으로 재계순위 6위에 오를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금춘수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경영기획실장 출신인데 김승연 회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경영기획실 해체 이후 한화 지원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한화는 한화그룹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로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건설, 한화생명 등 주요 계열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한화 지원부문이 각 계열사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한화그룹의 위상 확대에 금 부회장이 공이 크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금 부회장은 현재 한화그룹 내에서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는 유일한 부회장이기도 하다.

다만 상대적으로 높은 부채비율을 낮추는 일은 금 부회장이 풀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2019년 말 부채비율 396.6%를 보였다. 2018년 말보다 3.0%포인트 올랐는데 10대 기업집단 가운데 금융사업을 주로 하는 농협에 이어 2번째로 높다.

사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은 금융회사를 제외한 비금융 계열사만 보면 한화그룹은 부채비율이 111.6%에 이른다. 10대 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높다.

한화그룹은 2014년 이후 최근 4년 동안 매년 부채비율이 줄었으나 지난해 5년 만에 상승했다. 특히 비금융 계열사의 부채비율은 2018년 말 100.1%까지 떨어져 지난해 10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나왔는데 다시 110%대로 상승했다.
 
[오늘Who] 한화 재계순위 7위 굳혀, 금춘수 부채비율 줄이기는 숙제

▲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전경.


부채비율이 높으면 신용등급을 받는 데 불리할 수 있고 이는 그룹 전반의 자금 융통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대부분 기업집단은 비금융 계열사의 부채비율을 100%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말 10대 기업집단의 비금융 계열사 평균 부채비율은 77.8%에 그친다.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금 부회장이 한화그룹 전체의 수익성을 회복하는 일도 중요해 보인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8630억 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말보다 72.5% 줄었다.

10대 기업집단 가운데 LG그룹(103%)에 이어 2번째로 많이 줄었는데 한화그룹 전체 순이익이 1조 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순이익 확대는 자본 증가로 이어져 부채비율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 주요 사업 가운데 무역, 방산, 건설 등은 사업적 특성에 따라 부채비율이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 계열사를 제외한 부채비율은 84%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