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비은행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

NH농협금융지주 순이익에서 비은행부문의 비중이 낮아지면서 은행 의존도가 커져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NH농협금융 1분기도 비은행 순이익 줄어, 김광수 비은행 강화 시급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7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김광수 회장은 사업영역별 특성에 맞춘 전략을 수립해 비은행부문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에는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 NH농협캐피탈, NH저축은행, NH리츠운용, NH벤처투자 등이 있다.

NH농협캐피탈과 NH저축은행은 자산이익률 중심의 사업전략을 펼치며 NH농협생명과 NH손해보험 등 보험계열사는 장기가치에 집중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 NH농협리츠운용, NH벤처투자는 상품을 중심으로 하는 전략을 세웠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말 출범한 NH벤처투자가 사업인가를 획득해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갔으며 NH리츠운용의 상장리츠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등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에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며 "올해 1분기 비은행부문의 순이익이 지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지만 증시에 따른 NH투자증권의 실적 부진이 컸던 만큼 어느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비은행계열사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할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순이익에서 NH농협은행을 제외한 비은행부문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줄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1분기 사업부문별 순이익 비중을 살펴보면 NH농협은행의 순이익이 86.5%, 비은행부문의 순이익이 13.5%로 집계됐다.

비은행부문의 순이익 비중은 2017년 말 33.5%에서 2018년 말 9.2%로 크게 감소했다가 2019년 1분기 21.7%로 오른 뒤 2019년 말 18.8%, 2020년 1분기 13.5% 등 다시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1분기 신한금융지주 비은행부문 순이익이 34.5%, KB금융지주가 24%, 하나금융지주가 25.8% 에 이르는 것과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다.

은행 수익에 기대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NH농협은행의 실적이 좋을 때는 금융지주의 실적이 좋게 나왔지만 이번 1분기에는 NH농협은행의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면서 지주 수익도 후퇴했다.

NH농협은행은 1분기 순이익 3162억 원을 거뒀다. 2019년 1분기보다 13.6% 감소했다. NH농협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21.7% 줄었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은행의 이자이익에 치우쳐 있는 수익 포트폴리오를 은행과 비은행 사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비이자이익사업과 비은행부문 계열사의 경쟁력을 우선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은행계열사 사이 성장의 균형을 맞춰야 하지만 NH투자증권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NH농협금융지주는 보험사, 캐피털사 등 비은행부문을 두루 갖췄음에도 수익에 큰 보탬이 되지 않고 있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322억 원으로 2019년 1분기 1711억 원보다 81.2%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 농협금융 비은행부문 순이익 1014억 원 가운데 77.9%를 차지하며 비은행부분 수익을 이끌어온 주력 계열사다.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NH농협금융지주 비은행부문 순이익도 2019년 1분기보다 51.5% 감소했다.

NH농협캐피탈도 2019년 1분기보다 16% 빠진 105억 원 순이익을 냈다. NH농협캐피탈은 NH투자증권 다음으로 비은행부문 수익을 내고 있다.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의 1분기 순이익은 각각 지난해 1분기보다 750%, 345% 급증한 51억 원, 89억 원으로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보험계열사들의 실적이 악화한 2018년 하반기 이전의 실적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여겨진다.

NH아문디자산운용과, NH저축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NH농협금융지주 비은행부문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