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가 푸르덴셜생명 인수 실패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두산솔루스 인수전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다.

두산솔루스 인수전에는 삼성, SK, LG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앤컴퍼니의 인수합병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푸르덴셜생명 놓친 한앤컴퍼니, 두산솔루스 놓고 대기업과 경쟁할까

▲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계열사인 두산솔루스 매각을 서두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전지박(2차전지용 동박)을 생산하는 회사다. 동박은 전기차배터리 등 2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인 음극재, 양극재, 분리막, 전해질 가운데 음극재의 재료다.

두산솔루스 인수에 대기업 배터리 회사들과 대형 사모펀드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입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앤컴퍼니 역시 두산솔루스 인수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이 나온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국내 인수합병(M&A)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매력을 끌 만한 매물도 부족하다.

글로벌 금융정보회사 어큐리스의 인수합병 정보부문인 머저마켓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 인수합병 규모는 47억 달러(7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다.

하지만 두산솔루스는 경쟁력을 갖춘 알짜기업으로 평가되고 전지박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배터리용 음극재에 쓰일 만큼 품질 좋은 전지박을 생산하는 회사는 세계적으로 10곳 미만이며 그 가운데 하나가 두산솔루스다. 이미 올해 생산물량은 공급처를 모두 확보해 뒀을 만큼 수주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배터리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지박 시장은 2018년 1조5천억 원 규모에서 2025년 14조3천억 원으로 10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KKR이 2018년에 세계1위 전지용 동박 제조기업인 KCTF를 3천억 원에 인수한 뒤 2019년에 1조2천억 원에 매각하는 등 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비교적 크다.

또 한앤컴퍼니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전동 콤프레서(E-콤프레서) 등 차량용 공조시스템을 생산하는 한온시스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두산솔루스 인수를 통해 두 회사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두산솔루스 인수전에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대기업들의 입찰 참여가 예상되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쟁쟁한 대기업들 사이 인수전에서 승리하면 인수합병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는 사모펀드 업계 2위이지만 1위인 MBK파트너스와 비교해 자금력과 인수전 경험 등에서 아직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던 롯데카드와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막판까지 경쟁을 펼쳤지만 아쉽게 인수에 실패하면서 이름을 각인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해 2조 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하는 등 인수여력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두산솔루스 예상 매각가격은 6천억~7천억 원 정도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