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가 호텔신라와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렸다.

코로나19로 주력사업인 호텔·면세업의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데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만큼 그 부정적 영향의 폭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진단됐다.
 
한국기업평가, 호텔신라 호텔롯데를 신용등급 '부정적 검토' 대상 올려

▲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이 비어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기업평가는 8일 호텔롯데 및 호텔신라의 장기 신용등급 AA와 부산롯데호텔의 단기 신용등급 A1을 각각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등록했다고 9일 밝혔다.

부정적 검토대상에 오르는 것은 앞으로 신용등급에 부정적 효과를 미치는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주력 사업인 호텔·면세업의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돼 큰 폭의 영업실적 및 재무 건전성 저하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지속기간 및 종식시기도 예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중시설 이용 제한 및 출입국 통제조치 등을 내리면서 호텔·면세업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됐다.

한국기업평가는 “과거 중국 사드이슈 때는 부정적 영향이 주로 시내면세점에만 집중됐지만 최근 이런 조치들은 시내면세점, 공항면세점은 물론 해외면세점까지 거의 모든 사업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2월에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월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데 이어 3월에는 이 하락폭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봤다.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에 극복되면 올해 면세업계 매출규모는 지난해보다 20%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월매출 감소폭이 예상보다 더 크거나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까지 이어지면 매출 감소폭은 3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기업평가는 “면세업 특성상 고정비 부담이 있기 때문에 매출규모가 일정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다”며 “이런 수익성 악화는 현금 창출력 감소와 함께 전반적 재무지표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불확실한 점도 호텔신라와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기업평가는 “세계적으로 본격적 확산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적절하게 통제되더라도 주요 고객인 외국인 및 중국 관광객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지속기간과 종식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워 업계 전반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도 그 수준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 사태의 진행 경과와 출입국객 및 사업장 이용객 추이, 주력사업의 매출 및 영업이익 변화폭 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며 “이와 함께 업체별 영업실적 및 재무구조 변동 수준을 검토해 각 회사의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