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가 최근 힘을 쏟고 있는 자동차금융을 더 크게 키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카드사 레버리지비율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떠오르면서 레버리지비율이 규제기준에 근접한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레버리지비율 규제완화 될까, KB국민카드 우리카드 자동차금융 기회

▲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


5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카드사 레버리지비율 규제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사 레버리지비율은 현재 6배를 넘지 못하도록 정해져 있는데 이를 소폭 높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레버리지비율은 총자산을 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금융위는 카드사가 카드론 등으로 외형확대 위주로만 영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12년 레버리지비율 규제를 도입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대형 카드사의 레버리지비율이 높아지자 규제를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우리카드, 롯데카드 등 중소형 카드사들이 큰 레버리지비율 상승을 보였던 것과 달리 2019년에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 대형사들의 상승폭이 컸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카드사 레버리지비율 평균은 5.06배로 나타났다. 2018년 5.03배보다 소폭 높아진 것이지만 삼성카드(3.2배)를 제외하면 평균치가 5.36배에 이른다. 

KB국민카드는 레버리지비율 규제완화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가장 큰 회사로 꼽힌다. 

KB캐피탈과 연계한 자동차 할부금융의 수익성이 입증되면서 레버리지비율 규제 완화로 자동차 할부금융을 더 늘릴 수 있게 되면 곧바로 실적이 증가할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2019년 자동차 할부금융에서 순이익 713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60.8%나 증가했다. 

KB국민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수수료 인하 등으로 악화된 카드업황에서도 순이익이 2018년보다 10%가량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동차 할부금융이 크게 늘어나며 레버리지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KB국민카드의 2019년 레버리지비율은 5.6배다. 우리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2018년보다 0.4배가 높아져 상승폭은 가장 컸다.  

KB국민카드가 2019년보다 더 공격적으로 자동차 할부금융에 뛰어들고 싶어도 레버리지비율 규제완화 없이는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는 셈이다. 

우리카드도 레버리지비율 규제완화에 기대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우리카드의 레버리지비율은 5.7배로 카드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2018년 5.9배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새 사업을 펼치는 데 레버리지비율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카드는 올해부터 자동차금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만 레버리지비율을 감안해 신차 관련 금융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우리카드 카’의 줄임말인 ‘우카카’를 자동차 플랫폼 상표로 정하고 등록도 마쳤다”며 “레버리지비율 등을 감안해 당장은 중고차보다 신차 관련 금융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버리지비율 규제완화가 이뤄진다면 우리카드도 중고차금융에 뛰어들어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중고차금융은 은행, 카드사 대부분이 뛰어든 신차 관련 금융보다 경쟁이 덜해 수익성이 높은 시장으로 여겨진다.

다만 카드사들의 기대에도 코로나19 사태가 레버리지비율 규제 완화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레버리지비율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변수”라며 “금융당국이 모든 역량을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레버리지비율 규제완화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