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율 풀무원 총괄 대표이사가 올해 ‘두부’와 ‘생면’을 양 축으로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3년 사이 미국에서 ‘식물성 단백질’ 제품에 관한 관심과 소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두부 등 소재식품이 자리를 잡은 데다 코로나19 사태가 뜻밖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이효율, 코로나19로 풀무원 미국사업의 효자 만들기 더 빨라져

▲ 이효율 풀무원 총괄 대표이사.


5일 증권가 연구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풀무원 미국법인은 코로나19 확산에도 오히려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하며 적자폭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올해 3월 주총에서 해외사업에서 수익성 바탕의 성장을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는데 상황이 긍정적이다.

풀무원에게는 코로나19 위기가 오히려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식과 가정간편식 제품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풀무원은 식물성 단백질의 대표적 제품인 ‘두부’에 더해 ‘생면’ 등 냉장간편식제품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해 있는 만큼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2월과 3월 미국 매출이 전체적으로 2~3배가량 뛰었다”며 “생산공장을 모두 가동하고 있지만 두부 제품들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풀무원 미국 법인이 2020년 매출이 2019년보다 20% 넘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법인의 적자도 100억 원 이상 줄이며 의미 있는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내다봤다.

풀무원은 그동안 국내에서 돈을 벌면 해외사업이 그 절반가량을 까먹고 있었다. 

미국시장에도 1991년 일찍이 진출해 적극적 인수합병 등으로 외형을 키워왔지만 수익성 부분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8년에도 미국 법인 영업손실이 260억 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매출이 부진했던 파스타 등 제품군을 정리하고 성장성이 높은 아시안 누들 제품 등에 집중하면서 사업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풀무원은 한국식 짜장면과 데리야기 볶음우동 등을 대표제품으로 고급 생면시장을 겨냥했다. 풀무원의 생면은 스프와 건면이 들어있는 다른 면 제품들과 차별화하며 코스트코 입점 등으로 미국 주류시장으로 진출했다. 

풀무원은 2017년 미국에서 생면 제품 매출이 처음으로 1천만 달러를 넘겼고 2019년에는 아시안누들 부문에서 매출 3천만 달러를 냈다. 코스트코 입점매장도 300여 곳을 넘어섰다.

두부사업도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와 다양한 새 제품 개발에 힘입어 성장기조에 들어섰다.

풀무원 해외사업이 이제는 ‘효자노릇’을 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말도 나온다.

이 대표는 2014년부터 풀무원의 해외사업을 맡아 글로벌시장 개척에 앞장서왔다. 

중국과 일본 출장을 100여 차례씩 다녀왔고 2015년부터는 1년의 절반을 미국 출장으로 보내는 등 미국시장에 특히 공을 들였다.

2018년 풀무원 대표에 올랐을 때도 해외사업 실적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 대표는 올해도 미국시장에서 사업 확장을 계속해나간다. 식물성 단백질 식품의 인기에 발맞춰 두부 제품의 연구개발에 힘써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생면 제품을 중심으로 가정간편식사업에도 힘을 싣는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풀무원은 그동안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외형 성장을 위한 투자와 비용 발생으로 적자를 지속해왔다”면서도 “올해는 해외사업부 안정화가 마무리돼 해외에서 국내시장의 부진을 상쇄할 정도의 가파른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풀무원은 2020년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부의 손익 정상화가 기대된다”며 “풀무원 실적 개선의 핵심인 해외사업부는 올해 1분기 영업적자율이 2019년 1분기보다 2%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