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국내 맥주시장 1위 수성을 위해 올해도 쉽지 않은 싸움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 하이트진로의 ‘테라’의 상승세가 식지 않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도 변수가 되고 있다.
 
오비맥주, ‘테라’ 추격에 코로나19 겹쳐 맥주 1위 지키기 만만찮아

▲ 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사장.


3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주류시장 전체 규모가 줄어들면서 오비맥주와 롯데칠성음료 등의 주류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하이트진로 홀로 좋은 매출을 내고 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 수요가 줄어 주류 소비량 역시 감소하고 있다”며 “다만 주류시장의 매출 등락은 기업별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비맥주는 B2B(기업 사이 거래) 매출 비중이 약 55%로 높은 데다 카스 브랜드의 노후화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3월 매출이 30% 넘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 감소로 재고가 쌓이면서 청주 공장은 4월 4주 동안 제품 생산 중단에 들어간다는 말도 나온다.

반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는 유흥시장의 매출 감소를 가정용 채널에서 상쇄하면서 오히려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오비맥주는 여전히 국내 맥주시장에서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부동의 1위 기업이고 대표제품 카스 역시 하이트진로 테라와 점유율 차이가 크다.

하지만 코로나19에도 수그러들지 않는 테라의 기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오비맥주 카스는 2019년 맥주 소매시장 점유율이 2018년과 비교해 2.2%포인트 줄어들었다. 하이트진로 테라는 2019년 3월 말 출시된 뒤 2분기 점유율 4.7%에서 4분기에는 점유율이 13.3%까지 증가했다. 

더군다나 테라는 코로나19 타격에도 3월 판매량이 200만 상자 이상을 보여 양호한 성적을 냈다.

오비맥주의 자체 분석에서도 위기감이 엿보인다.

오비맥주의 모회사 AB인베브는 최근 2019년 연간보고서에서 한국시장에 관해 “2019년 한국시장에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며 “소비자 심리 약화로 전체 맥주시장이 감소하면서 매출과 거래량이 모두 줄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스텔라 아르투아와 버드와이저 등 고급 맥주제품들은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시장의 대표 제품 카스는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B인베브의 아시아태평양 사업부문 버드와이저 APAC는 보고서에서 “카스가 한국 유흥시장에서 점유율 4분의 1을 차지하는 여전한 시장 1위 제품이지만 점유율 하락으로 전체 시장 점유율이 1.6% 줄었다”고 분석했다.

오비맥주는 올해 대표를 바꾸고 ‘스타 마케팅’을 통해 카스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에 힘을 쏟으면서 분위기 반전에 부심하고 있던 터라 코로나19 등 현재의 시장상황이 더욱 야속할 것으로 보인다.

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사장은 올해 새 대표로 취임하면서 맥주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에 대비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예상보다 어려운 난관에 부딪혔다.

벤 베르하르트 사장은 영업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음식점과 주점 등 유흥시장에서 카스의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를 모았는데 코로나19로 보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오비맥주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우선 ‘스타 마케팅’을 통한 카스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홍보활동에 힘을 싣고 있다.

오비맥주는 최근 외식사업가로 각종 TV 예능 프로그램에 노출이 많고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도 활발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카스의 새로운 모델로 기용했다.

2019년 10월 개그맨 김준현씨와 걸그룹 에이핑크의 손나은씨를 카스의 새 모델로 발탁한 지 6개월 만에 광고모델을 또 바꿨다. 

오비맥주는 백종원 대표를 모델로 발탁한 이유를 놓고 “대한민국 대표 요식업 전문가인 백종원 대표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맥주 카스가 지닌 다양한 매력을 차례로 소개할 계획”이라며 “백종원 대표는 요식업을 넘어 SBS TV ‘맛남의 광장’, ‘골목식당’ 등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특산물 소비 확산 및 소상공인 대상 운영 솔루션 제공 등 상생을 위한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요식업계의 모범적 리더의 이미지도 굳건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