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열차 운행횟수를 줄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무증상자를 위한 고속철도(KTX) 전용칸 운행 등 정부의 특별조치가 계속 나오면서 허리띠 졸라매는 일도 쉽지 않자 정부 지원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한국철도 코로나19에 허리띠 졸라매기도 어려워, 정부지원 내심 기대

▲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


2일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2020년 1월 말 이후 코레일의 주요 수익원인 KTX 이용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50%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철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뒤 주말인 2월29일과 3월1일 KTX 이용객은 1년 전 같은 주말과 비교해 84% 급감했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주말 이용객이 급감했다"며 "평일에는 이보다는 이용객 감소치가 적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한국철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의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한 다음날인 1월28일부터 3월12일까지 누적된 한국철도의 운송수익 감소금액은 1624억 원으로 추산됐다. 2월23일 ‘심각’단계로 격상한 뒤부터는 하루 평균 58억 원의 수익 감소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철도는 코로나19의 여파가 4월 말까지 지속된다면 수익 감소가 약 4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한국철도의 독자신용도(BCA)를 기존 ‘b1’에서 ‘b2’로 낮췄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미 취약한 신용지표에 추가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는 KTX의 이용객이 감소하자 운행횟수를 줄여 수익성 악화을 덜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는 않다. 

한국철도는 KTX 이용객 감소하자 주말 KTX 이용 횟수를 기존 운영횟수에서 약 10%정도(28~30회) 줄였다. 

하지만 정부의 방침에 따라 코로나19 무증상자를 운송하기 위한 KTX 전용칸 등을 운영해야 하고 시설 입주자 임대료도 20~30% 인하해 한국철도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한국철도는 현재 KTX 노선별로 해외입국자 가운데 코로나19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하는 열차칸을 지정해 운행하고 있다. 열차마다 1~2칸을 지정칸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그 앞 열차칸은 혹시모를 사태를 위해 비워두고 있어 모두 2~3칸의 열차가 코로나19 무증상자를 위해 쓰이는 셈이다. 

이미 정기권 결제를 마치고 일반열차와 KTX를 계속 이용하는 고객들을 고려해 평일 열차의 운행 횟수를 줄이는 것도 쉽지 않다. 

한국철도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하자 일각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무디스는 한국철도의 독자신용도를 낮추면서도 기업신용등급 'Aa2'와 선순위 무담보 채권등급 '(P)Aa2'는 그대로 유지했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이와 관련해 "유사시 한국 정부가 한국철도를 지원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계속 신용등급을 지지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한국철도와 비슷하게 이용객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한국도로공사다.

일각에서는 2021년도 예산에 한국도로공사를 위해 정부가 예산을 배정할 것으로 보고 있어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한국철도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국철도는 해마다 정부로부터 3천억 원 안팎의 보조금을 직접 지원형식으로 받아왔다. 2017년에는 2962억2200만 원, 2018년에는 3238억3200만 원을 받았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한국철도가 공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무디스가 정부의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정부 지원과 관련해 한국철도에 알려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철도는 2017년 영업손실 4699억 원, 2018년 영업손실 339억 원을 봤다.

순손실도 2016년부터 3년 연속 내고 있다. 순손실 규모는 2016년 2264억 원, 2017년 8555억 원, 2018년에는 1049억 원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