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몸은 하나인데 찾는 선거구 많아, 동선에 민주당 판세 나타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경기도 수원시 못골시장을 방문해 호떡을 구입하며 상인으로부터 응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갈 선거구는 많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 위원장이 유력한 다음  대선주자인 만큼 선거 지원을 요청하는 곳이 많은데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건강 문제로 지역 선거 지원에 나서지 않기로 하면서 이 위원장은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이 위원장으로서는 지역별로 승부처가 될 만한 중요한 곳을 꼽아 유세를 벌여 선거 지원활동의 효율 극대화를 노릴 수밖에 없다.

1일 이 위원장은 경기도 수원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한 뒤 수원, 평택, 용인 등 경기 남부지역에서 유세 활동을 벌였다.

수원, 평택, 용인에는 경기도 60석 가운데 11개 지역구가 있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수원의 5석을 모두 얻었으나 평택과 용인에서는 통합당에게 열세이거나 팽팽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평택지역 2석을 모두 얻지 못했고 용인지역 4석 가운데서는 2석을 차지했다. 

이 위원장은 경기지역에서 지지세가 강한 지역을 먼저 다지고 인근 경합지역으로 바람몰이에 나서는 동선을 짠 셈이다.

이 위원장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다음 대선주자인 만큼 유권자의 지지세에 미치는 영향이 커 민주당 각 지역구 후보들의 지원 요청이 쏟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이 29일 호남지역을 방문했을 때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이 위원장의 영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라 적극적으로 지역구 지원유세를 벌이는 모습을 보이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장 문정선 민생당 대변인은 이 위원장의 29일 유세를 놓고 “주말예배 강행하는 대형교회들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이 위원장의 호남방문으로 가는 곳마다 위원장 일행과 출마자들이 뒤엉키는 민망한 풍경이 펼쳐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 스스로도 현지 지원유세를 놓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위원장은 1일 경기 남부지역에서 유세를 하며 앞으로 지역 유세일정과 관련해 “최대한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할 것”이라며 “오프라인으로는 종로 떠나는 일을 최소화할 것이고 다른 분들도 역할을 분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제약에도 이 위원장의 전 국단위 현지지원 강행군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 위원장은 2일에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서울에서 일정을 마친 뒤 3일부터 사흘 단위로 전국을 돈다.

3일에는 제주, 6일에는 부산 등 영남지역, 8일에는 광주 등 호남지역, 10일에는 대전 등 충청지역을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 3일에 춘천 등 강원도 지역까지 방문하기 위한 일정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이 종로 유세와 방송 토론회 출연 등 일정도 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가능한 한도에서 최대한 현지 지원유세에 나서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조심스럽게 현장 유세에 나서야 하는 만큼 지원에 나설 지역구 숫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이 위원장이 먼저 지원에 나서는 지역구를 보면 민주당이 격전지로 바라보는 지역을 짐작할 수 있다는 시선이 있다. 

기존 지지층을 다지는 일도 필요하지만 경합 지역구에서 득표력을 높이는 일이 당의 간판인 이 위원장에게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3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목욕은 포기한 지 오래 됐지만 평소보다 이발이 2주 정도 늦어져 거울 보는 것이 겁난다”며 바쁜 선거일정에 따른 고충을 털어 놓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