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반도체에서 삼성전자와 협력 저울질, ‘적과의 동침’ 이뤄질까

임한솔 기자
2020-04-01 12: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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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제재를 이겨내기 위해 삼성전자를 새로운 대안으로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시스템반도체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는데 글로벌 대기업인 화웨이를 고객사로 두게 되면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화웨이 반도체에서 삼성전자와 협력 저울질, ‘적과의 동침’ 이뤄질까

▲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왼쪽)과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다만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여러 분야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적과의 동침’을 신중하게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영국 로이터에 따르면 쉬즈쥔(에릭 쉬) 화웨이 순환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화웨이 제재를 강화하는 것을 두고 “이런 상황이 발생해도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은 삼성전자, 대만 미디어텍, 중국 유니SOC 등으로부터 반도체를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 핵심 인사가 삼성전자를 경쟁상대가 아닌 사업 파트너로 표현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화웨이가 미국의 반도체 제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정부 고위관리들은 화웨이가 대만 TSMC 등 반도체기업으로부터 반도체를 구매하는 일에 제한을 걸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반도체장비를 사용하는 외국기업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기 전에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게 하는 식이다.

TSCM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기업으로 화웨이 등 여러 기업들의 반도체를 위탁생산한다. 화웨이는 TSMC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쉬즈쥔 순환회장이 굳이 삼성전자를 꺼낸 까닭은 현재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를 대신할 기업이 삼성전자 이외에 달리 없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여러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이 가운데 ‘기린990’ 등 7나노급 이하 고성능 반도체는 현재 TSMC와 삼성전자에서만 생산이 가능하다.

또 화웨이가 ‘기린820’과 같은 보급형 반도체에서도 7나노급 공정을 채택했다는 점을 놓고 보면 앞으로 화웨이의 파운드리 미세공정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협력을 심도 있게 고민하는 이유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화웨이에 D램 등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해 왔다. 현재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5~10% 수준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에 맞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도 이용하게 되면 두 기업 사이 반도체 연계가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로서는 TSMC 대신 화웨이의 반도체를 만들어주는 결정이 쉽지 않다. 화웨이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과 네트워크사업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2019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9570만 대와 2억4060만 대로 나란히 글로벌 1, 2위에 올랐다. 화웨이가 미국 등에서 스마트폰을 팔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했다는 말이 나온다.

네트워크사업에서는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앞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가 집계한 2019년 3분기 기준 글로벌 5G장비시장 점유율을 보면 화웨이는 30%, 삼성전자는 2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화웨이 반도체를 위탁생산하게 되면 시스템반도체사업 실적을 개선할 수는 있어도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분야에서 화웨이와의 경쟁관계가 계속 유지되는 셈이다.

또 화웨이가 말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가 화웨이와 반도체를 거래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20% 수준에 그쳤다. 삼성전자도 미국 장비를 사용해 미국 정부의 허가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때는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협력을 추진하기는커녕 삼성전자로부터 메모리반도체를 수급하는 일마저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다만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관한 새로운 제재를 실제로 시행할지 또는 언제 시행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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