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미국 회계감독기구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고발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FMV’(공정시장가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기준을 위반해 주주 사이 분쟁이 장기화됐다는 이유에서다.
 
교보생명, 미국 회계감독기구에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고발

▲ 교보생명이 미국 회계감독기구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고발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미국 회계감독위원회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평가업무 기준 위반으로 고발했다. 

교보생명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적정 FMV를 산출하면서 평가업무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결국 이 때문에 주주 사이에 분쟁이 장기화하며 경영 안정성과 평판이 저하되는 등 유무형의 영업상 손해가 발생해 회사 차원에서 고발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회계법인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 및 징계 수위가 높다는 점도 작용했다.

교보생명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은 2012년 9월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 재무적투자자(FI)와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 사이 계약을 체결했다.

그 뒤 재무적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했고 신 회장은 계약의 적법성, 유효성에 문제가 있음을 근거로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은 현재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서 중재절차를 밟고 있다.

재무적투자자의 풋옵션 행사시점은 2018년 10월23일이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FMV를 산출하면서 행사시점이 아닌 2018년 6월 기준 직전 1년의 동종업계 비교기업 주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에는 삼성생명, 오렌지라이프 등 주요 비교기업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보인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가 포함돼 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산출한 가격은 주당 40만9912원이다. 

교보생명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딜로이트글로벌을 대상으로도 손해배상 소송 준비를 마쳤고 곧 소장을 접수하기로 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회사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번 고발 조치와 앞으로 진행될 소송 또한 고객, 투자자, 임직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기업가치의 안정성을 제고하고자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