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에서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후보와 무소속 노관규 후보의 경쟁이 치열하다.

민주당에서 전략공천한 소병철 후보가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의 민주당 높은 지지세를 업고 있지만 무소속 노관규 후보가 지역 내 득표 경쟁력을 앞세워 만만치 않은 도전을 하고 있다.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민주당 소병철 인물론에 무소속 노관규 바닥 훑어

▲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후보(왼쪽), 무소속 노관규 후보.


30일 전남 정치권에 따르면 대체로 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이는 다른 호남지역 선거구 양상과 달리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민주당 소병철 후보와 무소속 노관규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병철 후보는 검사출신으로 민주당이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영입한 인사다. 검찰에서 대구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냈고 검찰총장 후보로 수차례 거명될 정도로 법조계에서 인망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 후보는 검찰에서 은퇴한 뒤 전관예우 관행을 따르지 않기 위해 대형로펌으로 가지 않고 순천향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하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민주당 예비후보였던 노관규 후보는 소 후보의 전략공천에 따라 민주당 이름으로 입후보할 기회를 잃었고 결국 민주당을 나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가 교차로신문의 의뢰를 받아 21~22일 동안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유권자 51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 소병철 후보는 34.2%, 노관규 후보는 37%의 응답을 받으며 두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주당이 64.8%로 미래통합당(6.2%), 정의당(4.6%), 민중당(3.9%) 등 다른 정당들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데도 소 후보와 접전을 펼치는 점을 보면 노 후보의 이 지역에서 득표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노 후보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순천 지역구 국회의원에 출마했지만 2위로 낙선했다.

그로부터 2년 뒤 2006년 4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순천시장에 당선됐고 2010년 5회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순천시장 재선에 성공했다.

2012년 19대 19대 총선과 2016년 20대 총선 때 순천 지역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지만 두 번 다 고배를 마셨다.

두 번의 순천시장 경험이 있는 데다 낙선 경험까지 포함하면 순천에서만 16년 째 선거를 치르는 터라 지역 기반이 단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노 후보는 지역 생활권과 동떨어진 순천의 선거구 획정에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는 점을 선거전에 활용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순천·광양·구례·곡성갑 선거구는 기존 순천시의 24개 읍면동 가운데 해룡면을 제외한 23개 읍면동으로 구성된다. 원래 순천시 선거구에 포함됐던 해룡면은 기존 광양·구례·곡성 선거구와 합쳐져 순천·광양·구례·곡성을로 편입됐다.

애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인구 28만 명을 초과한 순천시의 선거구를 둘로 분구하는 획정안을 제시했는데 여야 3개 교섭단체 합의를 거친 뒤 해룡면 한 군데만 떼어 다른 선거구에 붙인 꼴이 됐다.

광양·구례·곡성에 홀로 붙은 해룡면뿐 아니라 대부분 순천시 주민도 이 획정안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노 후보는 민주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선거구 획정은 여야 교섭단체 합의에 따른 것이지만 순천 지역 내 비판이 주로 집권여당에 집중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노 후보는 19일 순천시청 앞에서 연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순천의 핵심지역 해룡면을 찢어 23만 선거구로 짓뭉개버렸다”며 “민주당 이해찬 지도부가 주도한 중앙정치권의 일방적·폭력적 행태에 할 말을 잃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 후보는 여당 후보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소 후보의 유튜브 채널 ‘소병철TV’에는 청와대 출신인 김수현 전 정책실장과 박기영 전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이 출연해 소 후보를 지원했다.

김 전 실장은 이 채널에서 “소 후보를 도우라는 주위의 부탁을 받고 순천에 왔다”며 “소 후보님은 빠르면 이번 정부에서 또는 다음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이 돼 사법개혁의 선봉에 설 분”이라고 말했다.

소 후보는 김 전 실장의 말을 받은 뒤 “잃어버린 해룡면을 반드시 찾아오겠다”며 “국회는 정당정치가 펼쳐지는 곳인 만큼 무소속이나 소수정당으로는 순천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소 후보와 노 후보 외에 순천·광양·구례·곡성갑에서 통합당은 천하람 후보를, 민생당은 기도서 후보를, 정의당은 강병택 후보를 내보냈다. 민중당 김선동 후보, 국가혁명배당금당 정동호 후보, 기독자유통일당 이정봉 후보도 출마해 총 8명이 경쟁한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