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을에서 구의원 3선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성진 후보와 국회의원 3선과 울산시장 초선을 지낸 미래통합당 김기현 후보가 '다윗과 골리앗' 싸움을 벌인다.

박 후보가 구의원과 노조위원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바닥 민심을 공략하는 반면 김 후보는 통합당의 부산·울산·경상남도 권역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등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전략으로 보수표 결집에 나섰다. 
울산 남구을 민주당 박성진 통합당 김기현, 다윗과 골리앗 싸움 양상

▲ 더불어민주당 박성진 후보, 미래통합당 김기현 후보.



30일 울산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울산 남구을은 보수지지세가 강한 곳이지만 20대 총선에서 범진보 표심의 분산으로 새누리당이 당선된 면이 없지 않은 만큼 이번 선거에서는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박 후보는 4, 5, 6 대 울산 남구 구의원으로 12년 동안 지역주민과 소통한 '지역일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놓았다.

그는 24일 경상일보와 인터뷰에서 "지역주민의 주차난 문제가 심각하다"며 "골목형 거점 타워주차장으로 주차난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석유화학공단이 있어 화학사고와 유해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고려해 드론을 활용해 환경예찰활동 강화와 악취 저감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석유화학기업 코오롱유화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남구을에 석유화학공업단지가 있다는 점도 유리한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통합당 김기현 후보는 '전직 시장 대결'로 치러진 당내 경선에서 현역 박맹우 의원을 경선에서 물리치고 올라왔다. 

김 후보는 17, 18, 19대까지 이 지역구에서 의원을 지내고 울산시장도 역임하는 등 무게감에서 박 후보에 훨씬 앞설 뿐 아니라 남구을이 보수텃밭이라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자신한다.

통합당에서도 김 의원에게 지역구를 넘어 부산·울산·경상남도 권역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겼다. 김 후보는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공약보다는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부산·울산·경남 선거판 전체를 지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후보는 30일 페이스북에 "2018년 울산시장 선거의 청와대 하명수사와 부정선거는 문재인 정권의 위선과 부패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사건"이라며 "저처럼 불법권력의 억울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법률을 만들고 문재인 정부의 무능, 위선, 부도덕과 폭정을 파헤치겠다"고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 친인척의 비위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기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정부를 공격하는 선거전략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김 후보의 친인척이 불법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것 역시 김 후보에게는 악재다.

울산지방법원 형사11부(박주영 부장판사)는 2월14일 김 후보 인척인 A씨 뜽이 현안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기업 대표로부터 쪼개기 후원금을 받은 것과 관련해 A씨 등과 기업인 모두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울산 남구을 지역구에서는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 박맹우 의원이 42.97%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하지만 송철호 울산 시장이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해 40.64%, 민주당 임동욱 후보가 16.37%를 얻어 범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훌쩍 넘었다. 이런 민주당 표심 분산에도 불구하고 당시 박 의원과 송 시장의 표 차이는 1600여 표에 지나지 않있다.

울산 남구을은 17대, 18대, 19대를 김 후보가, 2014년 재보궐과 20대는 박맹우 의원이 당선되는 등 보수지지 성향이 강한 곳으로 평가됐다.

남구을에서는 이 밖에 국가혁명배당금당의 박병욱 후보도 후보자등록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