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강서구을에서 미래통합당 김도읍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뒤엎고 공천을 받아 더불어민주당 최지은 후보와 겨룬다.

‘신구 대결’과 ‘남녀 대결’ 구도가 짜여지며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북강서을에서 통합당 김도읍과 민주당 최지은 'N번방' 놓고 격돌

▲ 미래통합당 김도읍 후보(왼쪽), 더불어민주당 최지은 후보.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수 지지세가 두터운 북·강서을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지닌 김도읍 후보에 도전하는 민주당 영입인사인 39세 신예 최지은 후보의 공세가 거세다.

민주당 최 후보는 1980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와 하버드대학교와 옥스퍼대학교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뒤 아프리카개발은행과 세계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다.

풍부한 해외활동 경험 덕분에 강경화 외교부장관에 빗대어 ‘제2의 강경화’로 소개되기도 했다.

북·강서을 공천은 글로벌 경제 전문가로서 화려한 이력을 내세워 지역경제 활성화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여성과 청년층의 표심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통합당은 39세의 최 후보에 맞설 후보로 1975년 출생인 40대 정치신인 김원성 후보를 북·강서을에 공천하는 맞불전략을 내놨다.

그런데 김원성 후보가 갑작스럽게 ‘미투’ 의혹이 불거져 공천이 취소되면서 북·강서을 통합당 후보로 50대 중반의 현역 김도읍 후보가 다시 등판하게 됐다

북·강서을 대결구도가 ‘청년 대 청년’ 에서 ‘신구 대결’로 바뀐 셈이다.

최근 ‘N번방 사건’이 대중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며 북·강서을의 선거판세에 ‘남녀 대결’ 구도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도 보인다.

여성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N번방 사건에 관한 국회 청원을 졸속으로 처리했다며 비판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통합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후보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날아오고 있다. 특히 김 후보가 ‘청원한다고 다 법으로 만드냐’라고 한 발언이 보도되며 논란이 커졌다.

김 후보는 “현행법에서 처벌이 가능한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질의한 것”이라며 “발언 일부만을 발췌해 마치 청원을 무시한 것처럼 기사를 썼다”고 해명했다.

그의 해명에도 김 후보의 태도와 관련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지역구 선거에서 더 쟁점화할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최지은 후보는 성명을 내고 “‘현행법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절대 안된다”며 “(정치권이)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강서을은 전통적으로 보수 우세지역이지만 최근 보수 지지세는 옅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도읍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 때 53.05%의 표를 얻어 당선됐지만 4년 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약간 줄어든 49.0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시 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 득표율을 합하면 김 후보를 조금 웃돌았다.

2018년 지방선거 때는 북·강서을을 포함하는 북구청장과 강서구청장 자리를 모두 민주당이 가져갔다.

강서구에 명지국제신도시가 들어서며 젊은 세대가 대거 유입돼 30~40대 지지세가 약한 통합당이 전보다 고전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통합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이 표를 분산할 수 있다는 점도 김도읍 후보에게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애초 통합당 공천을 받았다가 미투 의혹으로 물러나게 된 김원성 후보는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황 대표의 공천 취소 결정은 미래통합당에 걸었던 국민적 희망을 절망으로 바꿔 놓았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김도읍 후보가 실체 없는 미투 제보의 배후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도읍 후보는 과거 황교안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일하하면서 ‘친황계’로 꼽히고 있어 황 대표가 측근 공천을 위해 개입했다는 시선도 나온다.

3선 강서구청장 출신 강인길 후보도 통합당을 나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보수진영에서 득표력 있는 인물들이 출마하며 김도읍 후보 표가 나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밖에 정의당에서 이의용 후보, 민중당에서 이대진 후보, 국가혁명배당금당에서 이제현 후보 등도 북·강서을에 출마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