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닭고기값 40년간 3배 오를 때 강남 아파트값은 84배 뛰어"

▲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9일 국내 물가 관련 공공 데이터와 과거 언론 기사 분석을 통해 주요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변화가 우리 국민의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40년 동안 식재료 가격은 실질적으로 하락했으나 서울 강남 아파트 값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9일 주요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변화가 우리 국민의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국내 물가 관련 공공 데이터와 과거 언론기사 분석을 통해 작성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농수산물과 공산품 등 소비재 대부분의 명목가격 상승률이 국민 1인당 GDP 상승률보다 낮아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가격이 하락했다.

40년 동안 쌀값(4Kg 환산 기준)은 3천 원에서 9500원으로 3.2배, 닭고기(1Kg 환산 기준)는 1400원에서 4656원으로 3.3배 상승하는 등 대부분 식재료 가격이 9배 미만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1인당 GDP 상승률(원화 기준 35.5배, 달러 기준 18.5배)을 고려할 때 실제 체감가격은 크게 하락한 셈이다.

반면 서울 강남 아파트 값은 1인당 GDP 상승률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구 은마아파트의 경우 3.3㎡ 기준 매매가가 1980년 약 77만 원에서 2020년 6469만 원으로 40년 동안 84배가량 상승했고 전세가는 16만 원에서 1629만 원으로 101배나 상승해 다른 분석 대상항목들과 큰 대조를 보였다.

국산 중형자동차는 1980년 389만 원에서 2390만 원으로 6.1배 상승했다. 1인당 GDP 상승률에 비해 낮은 상승률이다. 컬러 TV(20인치 기준)와 국제전화(한국-미국 1분 기준)는 명목가격 자체가 각각 45%, 77% 하락했다.

서울시 지하철 기본요금은 80원에서 1250원으로 40년 동안 15.6배 상승했으며 택시 기본요금은 400원에서 3800원으로 9.5배 상승했다.

또 병원 진료비(초진)가 9.9배, 문화재 입장료가 10배 상승하고 국립대 등록금은 19배나 상승하는 등 정부 및 공공기관이 공급하거나 가격을 통제하는 영역의 서비스 항목들이 민간영역의 소비재보다 비교적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기호품 관련 항목의 명목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커피 한 잔은 200원에서 4100원으로 약 21배, 담배 한 갑은 300원에서 4500원으로 15배 상승해 다른 품목보다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이 밖에 30년 전인 1990년 690원이던 시간당 최저임금은 2020년 현재 8590원으로 명목상 12.4배 상승해 30년 동안 국민 1인당 GDP 상승률(원화 기준 7.9배, 달러 기준 4.8배)보다 많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월급(7급 초봉 기준)은 같은 기간 23만9천 원에서 188만 원으로 7.9배 상승했고 사병 월급(육군 병장 기준)은 1980년 3900원에서 현재 54만1천 원으로 무려 139배 상승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난 40년 동안 주요 소비재의 실질가격이 대부분 하락했음을 확인했다”며 “다만 수치상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 분석이기 때문에 최근 심화된 소득 양극화를 고려할 때 저소득층의 체감물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