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훈 왓챠 대표가 대규모 자본을 등에 업은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들과 경쟁하기 위한 체력을 갖출 기회를 잡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부활동이 줄면서 왓챠플레이도 이용자가 늘고 있다.
 
박태훈, 코로나19로 왓챠플레이 이용자 늘어 체력 다질 기회잡아

▲ 박태훈 왓챠 대표.


27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콘텐츠사업자 사이에서 엇갈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극장들이 가장 울상이다. CJCGV는 직영점 30%를 닫고 근무체제를 주3일제로 바꿨다. 방송가도 광고가 줄어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인터넷 동영상서비스에는 이용자들이 몰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수요가 급증해 미국과 유럽에서 접속 장애를 일으킬 정도다. 유럽연합은 데이터 과부하를 막기 위해 넷플릭스에 동영상 화질을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토종’ 인터넷 동영상서비스 왓챠플레이도 이용자가 늘고 있다. 

왓챠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직전인 1월 셋째 주 주말과 비교했을 때 3월 셋째 주 주말에 시청량이 51.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왓챠플레이는 이날 게임을 제외한 앱을 기준으로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3위에 올라 있다. 카카오톡과 하쿠나라이브만을 앞에 뒀다.

박 대표는 개인의 취향에 맞춘 추천 시스템을 내세워 이용자들을 붙잡아두려 힘쏟을 것으로 파악된다. 데이터 분석으로 왓챠가 이용자보다 이용자의 취향을 더 잘 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11월 ‘컴업 2019’에 대담자로 참석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개별적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며 “왓챠는 콘텐츠시장에서 8년 동안 데이터를 쌓아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왓챠플레이를 내놓기 전 2012년 8월 영화 추천 프로그램 ‘왓챠’를 먼저 출시했다. 이용자가 영화에 매기는 별점을 바탕으로 영화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왓챠는 이런 방식으로 지금까지 이용자들의 별점 평가를 5억3700만 개 모았다. 네이버가 확보한 1300만 개를 훌쩍 웃돈다.

박 대표는 인터넷 동영상서비스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시장에서 ‘왓챠’와 왓챠플레이의 연동이 왓챠플레이를 차별화해줄 것으로 바라본다. 왓챠플레이가 기존에 넷플릭스와 주로 경쟁구도를 이뤘다면 이제는 넷플릭스에 더해 ‘웨이브’, CJENM이 JTBC와 손잡고 강화하려는 ‘티빙’등과도 겨뤄야 한다.

박 대표는 컴업 2019에서 “콘텐츠업계에서 의사결정은 대부분 감으로 이뤄지는데 왓챠는 데이터를 분석한다”며 “왓챠플레이에서는 흥행 영화 대신 인기가 적을 것 같은 영화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이 실제로 보고 싶어하는 영화들과 최신 유행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왓챠는 개봉한 지 오래 된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높다. 덕분에 낮은 비용으로 영상군을 갖출 수 있으며 넷플릭스 등이 자체제작 콘텐츠로 무장하는 데 대응하는 방안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박 대표는 한국에서 성공한 방정식을 해외에 적용할 채비를 하고 있다.

곧 일본에 왓챠플레이를 출시한다. 코트라의 지원도 받는다.

왓챠 관계자는 “콘텐츠 추천서비스 왓챠는 2016년 이미 일본에 진출했다”며 “압도적 1위 사업자가 없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