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 청사진이 올해 3~4분기에 나온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7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3~4분기 정도에 내부에서 법률과 세무문제의 검토가 끝나면 주주들에게 합병안을 제시하겠다”며 “그 뒤 나는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주주들의 뜻에 따라 합병에 동의를 구하는 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계열3사 합병안 3~4분기에 내놓겠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서 회장은 “반대 의견이 많으면 반대 주주의 주식을 회사가 전부 매수해야 하는데 이는 한계가 있는 만큼 찬성하는 주주가 많아지도록 방안을 짜겠다”며 “합병안에 많은 주주들이 찬성 의사를 표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위험 분산을 위해 셀트리온이 개발, 생산을 맡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를, 셀트리온제약이 합성의약품사업을 했는데 이제 세 회사가 합쳐져서 종합제약회사로 발전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가 합병하면 단순합산 시가총액 규모는 32조 원대로 커진다. 네이버를 넘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규모 4위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중국진출은 현지 사정이 안정화되는대로 재개한다.

서 회장은 “당초 계획보다 6개월가량 진행이 늦어지겠지만 공장 설립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합작공장이 들어설 중국 우한은 코로나 사태로 재건 작업이 한창인 만큼 안정을 찾는대로 착공시기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셀트리온이 우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공장 설립 의지에 변함없다는 것에 중국과 우한시가 고마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당초 올해 4월 중국 우한에 최대 12만L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착공할 계획을 세웠지만 우한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잠정중단됐다.

서 회장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셀트리온의 실적 증가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는 “올해 1분기 실적을 집계해보니 목표치의 100%를 달성했다”며 “코로나19로 많은 기업들이 타격을 입겠지만 셀트리온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공항과 도로 등이 막혀 의약품을 해외에 배송하기가 힘들다”며 “도로와 공항이 막히면 유럽과 미국에서 경비행기라도 구입해 좌석을 뜯어내 의약품을 싣고 우리가 직접 배송하는 방안까지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가 4월 임상결과가 나오는 것과 비교해 셀트리온의 개발속도가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있는 항체치료제는 항바이러스제와 시너지를 내는 것이지 경쟁제품이 아니다”라며 “항체치료제는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투여했을 때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경쟁사의 약물이 먼저 허가를 받는다고 해서 우리 제품이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올해 말 은퇴하겠다는 약속도 다시 확인했다.

서 회장은 “내가 물러나면 전문경영인에게 사업을 맡기고 내 아들은 이사회 의장을 맡아 주로 투자 관련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며 “나는 중요 사안에 관해 조언을 해주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