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위기를 최악의 비상상황이라며 잔업 복원과 관련한 소모적 논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노조에 요청했다.

27일 기아차에 따르면 회사는 26일 사내소식지를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판매절벽에 자동차산업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전 세계 모든 자동차기업들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현실을 인지하고 소모적 논쟁을 멈추자”고 밝혔다.
 
기아차 "자동차산업 생사 기로, 노조는 잔업복원 소모적 논쟁 멈춰야"

▲ 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기아차는 현재 미국과 중국, 유럽 등 3대 자동차시장 모두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기아차의 2월 중국 자동차판매량은 2019년 2월보다 96% 급감했다.

유럽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공장 곳곳이 강제 가동중단(셧다운)에 들어갔고 미국에서도 앞으로 최소 3달 동안 자동차 판매가 90%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아차는 “공장이 멈추고 딜러가 문을 닫으며 고객이 사라진 악몽 같은 현실”이라며 “노조는 잔업을 이유로 투쟁 수위를 높이는 게 맞는 일인가, 지금이 이럴 때인가”라고 반문했다.

기아차는 “강 건너 불을 구경할게 아니라 기아차에 큰 불이 붙은 상황”이라며 “소모적 논쟁을 멈추고 어떻게 해서든, 무슨 수를 써서든 살아남는데 마음을 모으자”고 덧붙였다.

기아차 노사는 1월 말부터 잔업 복원 논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현재까지도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 노사는 애초 3월 말까지 잔업 복원 합의안을 만들어 4월1일부터 시행하려고 했다.

노조는 잔업 복원과 관련한 회사의 제시안이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회사가 전향적 태도를 보일 때까지 특근을 중단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3월부터 생산량을 맞추기 위한 특근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잔업 복원 협상은 기아차 노사가 1월에 2019년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며 합의한 논의과제다.

기아차는 2017년 9월부터 잔업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일방적 지침에 따른 잔업 폐기로 조합원 1인당 월급에서 십만 원 이상 손해를 보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주장해왔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