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병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부대변인과 미래통합당 유경준 전 통계청장이 맞붙는다.

김 부대변인은 인물을 중시하는 강남병에서 김앤장 변호사를 지낸 인재라는 점과 강남주민의 눈높이에 맞는 부동산정책 개선을 내걸고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반면 유 전 청장은 통계청장을 지낸 경제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워 통합당의 지역구 수성에 나섰다.
 
서울 강남병에서 민주당 김한규 통합당 유경준 '화려한 성공경력' 경쟁

▲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왼쪽)과 유경준 전 통계청장(오른쪽).


25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강남병 선거구에서 민주당과 통합당 양당에서 최고 수준의 경력을 갖춘 후보 사이 대결이 성사됐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16년 동안 일한 변호사로 서울대 정치학과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왔다. 강남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스펙'을 갖췄다.

김 부대변인은 올해 만 45세로 젊은 세대와 중장년 세대를 아우르는 가교 역할을 하며 강남의 품격에 맞는 새로운 정치를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강남 주민들이 민감하게 느끼는 부동산 세제를 개선하려면 여당 의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워 보수 유권자에 다가가고 있다.

김 대변인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정책들은 필요하지만 불필요하게 과세 부담을 높이는 것은 바로잡아야 하고 특히 투기 목적이 없는 실수요자의 세금부담은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60세 이상 고령자나 장기보유자의 경우 종부세 공제율을 더 높이고 2주택자의 경우에도 종부세 부담을 다소 완화해 급격하게 세금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합당 간판으로 나서는 유경준 전 통계청장도 경력이 화려하다.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를 밝힌 유기준 통합당 의원의 동생이기도 한데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 생활을 거쳐 박근혜 정부 때 통계청장을 지냈으며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석연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16일 유 전 청장의 공천을 확정한 뒤 "유경준 전 청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의 허구성을 가장 날카롭게 지적하고 비정규직 통계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지적했다"며 "현 정권의 경제 문제에 관해 실증적이고 논리적이면서 국민이 알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쟁력을 갖춘 경제 전문가"로 소개했다.

유 전 청장의 공천은 다소 늦게 이뤄졌다. 통합당의 강남병 후보 공천에 혼선을 빚어졌기 때문이다.

애초 이 곳의 통합당 후보는 김미균 시지온 대표였다. 그러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게시글을 올린 점이 밝혀져 공천이 철회됐다. 김형오 전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3일 김미균 대표의 공천에 관한 책임을 지고 공관위원장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비록 공천과정에 잡음이 있었지만 강남병이 보수의 아성인 만큼 정치권에서는 유 전 청장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다. 만약 김 부대변인이 서울의 최대 험지인 강남병에서 당선되면 21대 총선 최고의 이변을 연출하는 당사자가 된다. 

강남병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신설된 선거구로 삼성1동, 삼성2동, 도곡1동, 도곡2동, 대치1동, 대치2동, 대치4동으로 이뤄져 있다. 보수적 색채가 짙은 강남에서도 보수성향이 가장 강한 곳으로 꼽힌다.

20대 총선에서는 이은재 새누리당 후보가 57.80% 득표율로 39.58%에 그친 전원근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약 20%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65.27%의 지지를 얻어 34.73%에 머문 문재인 후보를 두 배 가까이 앞섰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