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당분간 해외에서 판매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장재훈 부사장의 어깨가 한층 무겁게 됐다.  
 
현대차 국내 총괄 장재훈, 코로나19 세계 확산에 내수로 만회 부담 커져

▲ 장재훈 현대차 경영지원본부장 겸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


24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코로나19로 ‘안방’인 내수에서 판매를 늘리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현대차의 주요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2분기까지는 자동차 수요가 부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판매량이 급감한 일도 무시할 수 없다. 현대차는 2020년 2월 도매판매 기준으로 중국에서 자동차를 1천 대 판매했는데 2019년 2월보다 무려 97.4%나 줄어든 수치다.

내수판매를 최대한 끌어올려야지만 해외에서의 판매 부진을 얼마간이라도 만회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2019년 판매실적을 기준으로 국내 17%, 미국 16%, 중국 16%, 서유럽 12% 등의 지역별 판매비중을 보인다.

국내 판매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장 부사장의 책임감도 덩달아 무거워졌다. 

당장 장 부사장의 눈앞에 놓인 상황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자동차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조치도 소비심리 회복에 긍적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크게 감소했다는 점, 이동수요를 보여주는 주말 고속도로 교통량이 증가하는 점 등을 이유로 증권업계는 한국 자동차시장에서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고 바라본다.

더욱이 현대차는 올해 국내에 신차를 대거 쏟아낸다. 장 부사장은 기획과 전략 전문가로 불리는 만큼 특히 신차 출시를 판매확대의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 부사장은 현대차에 입사한 뒤 주로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했지만 생산개발기획사업부장과 고객채널서비스사업부장 겸 고객가치담당 등을 지내며 사업전략과 판매 분야에서도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가 2019년 일본시장 재진출을 위해 마련한 태스크포스(TF)의 팀장을 맡아 현지 판매망 구축과 시장조사 및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주도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2020년 1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V80을 출시한 데 이어 3월과 4월 제네시스 G80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과 아반떼 완전변경모델을 각각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투싼 완전변경모델과 싼타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 코나 부분변경모델도 2020년 하반기에 출시한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GV80의 후속모델인 GV70이 올해 안으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현대차가 지난해 쓴 역대 최고 판매기록은 장 부사장에게 부담이다. 자칫 신차 공세에도 판매가 줄은 데 책임을 떠안을 수도 있다. 

현대차는 2019년 국내에서 자동차를 모두 74만1842대 판매하며 2000년 들어 최대 판매실적을 냈다. 이런 자신감을 근거로 올해에는 모두 73만2천 대를 판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장 부사장은 1964년 태어나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대차 HR사업부장과 고객채널서비스사업부장, 고객가치담당 등을 거쳐 2018년 12월부터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2019년 10월 이광국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중국사업 총괄로 자리를 옮긴 뒤 국내사업본부장을 겸임하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