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와 한일시멘트 및 경동제약이 한진칼 경영권 다툼에 변수로 작용할까?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 표대결이 박빙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진칼 지분을 모두 0.66% 들고 있는 GS칼텍스와 한일시멘트 및 경동제약의 선택에 시선이 몰린다.
 
GS칼텍스 한일시멘트 경동제약, 한진칼 주총 표대결 선택에 시선집중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GS칼텍스는 2019년 말 한진칼 주식을 14만 주(약 0.25%) 가량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는 GS그룹의 오너일가와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인연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은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과 한 살 터울로 조양호 전 회장이 살아 있을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활동하며 각별한 사이를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허창수 전 회장은 조양호 전 회장의 장례식에서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고인을 높이 평가하는 추도사를 내기도 했다.

또한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조양호 전 회장과 친분을 쌓아 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GS홈쇼핑은 허태수 회장이 대표이사였던 2019년 10월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 상속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전량 매수하면서 한진과 물류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 원종승 대표이사가 GS홈쇼핑 사외이사에 재선임된 것을 봐도 GS그룹과 한진그룹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한진그룹과 GS그룹 사이의 이런 협력관계에 비춰볼 때 GS칼텍스의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일시멘트도 한진칼 주주총회에 영향을 미칠 주요주주로 꼽히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2019년 2월부터 한진칼 지분 0.39%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허동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은 조양호 전 회장과 경복고등학교 동창으로 1999년 3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약 18년 동안 무보수로 한진 사외이사를 맡았다.

현재 한일시멘트 그룹은 허동섭 명예회장의 조카인 허기호 회장이 이끌고 있는데 한진그룹과 한일시멘트 그룹의 오랜 인연에 비춰볼 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다만 한일시멘트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및 반도그룹 주주연합(주주연합)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강성부 KCGI 대표와 인연도 있어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일시멘트는 2017년 강성부 KCGI대표가 일하던 LK투자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대시멘트 인수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한일시멘트가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중립을 지킬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진칼 지분을 0.02% 들고 있는 경동제약의 표심에도 시선이 몰리고 있다.

경동제약은 2019년 4분기에 한진칼 주식 1만4천 주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류덕희 경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이 조양호 전 회장의 장례식을 직접 찾아 조문한 것에 비추어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류덕희 회장은 대한보디빌딩협회장을 지낸 적이 있는데 조양호 전 회장이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으면서 체육계 활동을 통해 인연을 쌓아 조문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류덕희 회장과 조양호 전 회장 사이의 인연과 관련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어 일각에서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한진칼 주식을 사들인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3월27일 있을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행사될 주요 의결권 지분을 살펴보면 조원태 회장 일가는 22.45%. 델타항공은 10%, 카카오 1%,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가 3.8%를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원태 회장 측 우호지분을 모두 합하면 37.25%가 된다.

하지만 주주연합이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지분을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행사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한 상태라서 조원태 회장 측 지분은 33.45%에서 37.25%까지 유동적 상황을 맞고 있다.

반면 주주연합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을 31.98%를 들고 있는데 주주연합의 숨은 우호세력으로 꼽히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한진칼 지분 2.2%를 합하면 34.18%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는 강성부 KCGI 대표와 서울대학교 투자연구회(SMIC) 동기로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숨은 우호세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조원태 회장 측과 주주연합의 한진칼 의결권 지분 격차가 유동적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GS칼텍스와 한일시멘트 및 경동제약의 한진칼 지분의 향방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