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가 보툴리눔톡신 불법유통 의혹 검찰수사 본격화에다 대웅제약과 균주분쟁도 격화돼 ‘설상가상’의 상황에 놓였다.

게다가 메디톡스의 중국 진출도 지연되고 있어 타개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메디톡스 검찰수사에 균주분쟁 시름 깊어, 정현호 돌파구는 중국진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불법유통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검찰의 수사가 장기화되면 메디톡스의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지방검찰청은 최근 보툴리눔톡신 '메디톡신'을 허가 전에 불법유통하고 생산 멸균작업을 시행하지 않은 혐의로 메디톡스 간부를 구속기소했다. 2월27일에는 정현호 대표의 휴대폰, 개인 컴퓨터, 일지 등을 주요 증거물로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기 전 메디톡신을 불법제조해 유통한 의혹을 받고 있는데 검찰의 칼끝이 정 대표에게까지 향하고 있는 것이다.

김슬 삼성증권 연구원은 “검찰조사 결과는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려우나 과거 사례로 미뤄봐 검찰이 조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국내외 보툴리눔톡신 매출 증가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간 내에 메디톡스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바라봤다.

메디톡신의 중국 진출이 늦어지는 문제도 정 대표의 고심거리다.

메디톡스는 당초 지난해 4분기에 메디톡신(중국 이름: 뉴로녹스)의 중국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메디톡신의 중국 약품허가에 차질이 생겼고 아직까지도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 대표는 우선 메디톡신의 중국 상용화를 최대한 서두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신의 중국 허가 심사 대기순번은 현재 1번으로 확인됐다. 대기순번을 고려했을 때 심사단계에서 반려되지 않는다면 올해 1분기 안에 메디톡신의 중국 품목허가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적으로 품목허가를 마친 뒤 1개월에서 2개월 사이에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중국 진출에 성공한다면 정 대표는 실적 측면에서 한시름 덜 수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 보툴리눔톡신시장 규모는 2018년 약 8천억 원 규모였고 2025년에는 약 1조75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디톡스는 이미 중국 보따리상(따이공)들을 통해 메디톡신을 암암리에 수출하고 있는데 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2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식 보툴리눔톡신시장에까지 진출하면 중국 매출은 훨씬 커질 가능성이 높다 .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보툴리눔톡신시장은 약 30~40%의 고성장세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며 “메디톡스의 중국 파트너사인 블루미지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메디톡신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최대 20%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툴리눔톡신 균주 유래를 둘러싼 대웅제약과 분쟁도 빨리 해결해야 한다. 

메디톡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변호사가 심리 과정에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사용하고 있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했다”며 재판에서 유리한 상황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무역위원회 변호사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재판부에 전문적 의견을 제기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벌이고 있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소송은 6월 예비판정과 10월 최종판정을 남겨두고 있다.

정 대표는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와 합의를 검토하는 등 소송 외에 다양한 해결책도 찾고 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무역위원회 변호사의 의견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행정판사의 채택 여부에 따라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제무역위원회 소송은 합의를 통한 분쟁 조기종결 사례가 다수 존재하는데 합의가 이뤄진다면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