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에서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배재정 전 의원이 20대 총선에 이어 또 다시 대결을 펼친다.

부산 사상구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출마해 당선된 곳인데 1995년 부산 사상구 선거구가 신설된 뒤 문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범진보정당에서 당선자가 나온 적이 없어 전통적 보수텃밭으로 분류되지만 민주당 지지세도 만만치 않아 접전이 예상된다.
 
부산 사상에서 통합당 장제원 '거친 언변'에 민주당 배재정 설욕 별러

▲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왼쪽)과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


22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장 의원이 인지도와 지역 기반에서 배 전 의원에 앞선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장 의원이 거친 언변으로 빚었던 논란들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장성만 전 의원의 차남인 장 의원은 부산 사상구에 탄탄한 지역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형이 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동서대 총장이고 모친은 동서학원 이사장이다.

장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지역발전 공약 등을 내세우며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장 의원은 15일 유튜브 방송 '장제원TV'를 통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사상 발전을 완성하겠다"며 출마를 밝히며 교육환경 개선, 실내체육공간 조성, 대형 랜드마크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라 장 의원이 무난하게 3선 고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거친 입담에 실망한 유권자들도 있어 장 의원의 '거친 입'이 3선 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장 의원은 대표적으로 2018년 울산시청 압수수색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울산공항 검색대 통과 논란을 들어 경찰을 두고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 등의 발언을 해 경찰의 항의를 받았다.

3월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여왕이시냐", "나대지 말라"는 등 부적절한 표현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대변인을 지내며 달변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국회에서 다른 당 의원과 설전을 벌일 때는 물러서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조응천 의원 등과 입씨름을 할 때 쏟아낸 "니가 뭔데", "한 주먹도 안 되는게" "너 죽을래?" 등의 발언은 도드라졌다. 

장 의원은 부산 동래구 출신으로 2008년 18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19대 총선에서는 불출마했고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의 공천배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부산 사상구에 나와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배재정 전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민주당 배재정 전 의원은 2019년 1월부터 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사상구 지역위원장을 맡아 일찌감치 4년 전 총선 패배의 설욕을 준비해왔다.

배 전 의원은 집권여당 후보로 정부와 협력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배 전 의원은 2019년 12월17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총선 패배 뒤 이낙연 국무총리의 비서실장 등을 역임하며 국정경험을 쌓았다"며 "제게 있는 힘과 네트워크로 사상의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홍보물에서 경부선 KTX 지하화, 사상~해운대 구간 지하고속도로 착공, 사상역 광역환승센터 건립 등 현안 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힘과 네트워크'를 갖춰 해겨의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배 전 의원은 부산일보 기자 출신으로 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민주통합당의 제의로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20대 총선에서 문 대통령의 뒤를 이어 고향 부산 사상구에 처음 출마했으나 장 의원과 접전 끝에 낙선했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이낙연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