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3분기부터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국제유가가 폭락하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유연탄 가격도 떨어지면서 비용을 줄여 실적을 개선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율도 같이 오르고 있는 점은 실적 개선폭을 제약할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 계속 하락, 한국전력 3분기 실적개선 기대 높아져

▲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19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한국전력 매출원가가 낮아져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 매출원가는 연료비, 전력구입비 등으로 구성된다. 연료비는 전체 매출원가에서 30.2%, 전력구입비는 30.22%를 차지하고 있다. 

연료비는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원자력, 유류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연료비에서 석탄은 62.25%, LNG는 23.47%, 원자력은 6.3%, 유류는 4%를 차지했다.

유류 자체는 비중이 낮지만 연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LNG가 국제유가와 밀접한 관계를 보이며 하락이 예상되고 석탄도 유가 및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하락하면 한국전력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1100억 원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력구입비는 발전회사에서 발전한 전기를 전력거래소를 통해 한국전력이 구입하는 비용이다. 발전회사의 발전 연료비도 똑같이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떨어지고 전력시장가격(SMP)을 통해 한국전력의 전력구입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유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1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4.4%(6.58달러) 급락한 20.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유연탄도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하락 등의 영향을 받아 가격이 떨어졌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집계한 3월 2주차 국제광물 가격에 따르면 유연탄 가격(톤당 65.42달러)은 지난주(톤당 65.99달러)보다 0.9% 하락했다. 

유연탄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코로나19의 확산과 국제유가의 급락 등 영향을 받아 하방압력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광물자원공사는 분석했다. 

국제유가 하락이 한국전력의 연료비에 반영하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린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이 한국전력의 실적 개선으로 반영되는 데는 5~7개월 정도 걸릴 수 있다”며 “국제유가 하락이 LNG 가격에 반영되는데 4~5개월이 걸리고 이 가격이 한국전력의 연료비와 전력시장가격(SMP)에 반영되는 데 1~2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8월부터 한국전력 전력구입비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한국전력의 성수기는 통상 3분기이기 때문에 실적 개선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지속해서 오르고 있는 점은 한국전력에게 부담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한국전력의 연간 영업이익은 700억 원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0원 뛴 달러당 1285.7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280원선에 오른 것은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처음이다.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지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아시아시장에서 달러 강세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