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신명가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는 백신 개발 노하우와 자체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백신 개발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백신명가'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코로나19 백신 성공할까

▲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국내에서 5개 업체가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기술력을 갖춘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는 과거 메르스나 사스보다 전염력이 높아 백신 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는 초기 경증일 때부터 전염력이 있어 관리가 어려운 것으로 생각된다”며 “치사율은 메르스, 사스보다 낮지만 전파력이 높다. 기도의 윗 부분인 상기도 호흡 감염 때부터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책과제 참여를 통해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18일에는 질병관리본부가 공고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국책과제인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사업에서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원 아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제작에 필요한 항원 부위를 선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변종 바이러스에도 범용성을 지닌 백신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백신 제조기술 플랫폼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변이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언제든 변이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하지만 백신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면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하더라도 동일한 과정을 통해 빠르게 백신 개발을 할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백신 개발 플랫폼만 갖추고 있다면 여기에 지카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넣으면 지카 백신을, 코로나19 유전물질을 넣으면 코로나19 백신을 만들 수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는 변이를 통해 진화하기 때문에 맞춤형 백신의 효력은 한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의료업계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은 플랫폼을 활용한 범용백신 개발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국제 비영리단체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도 플랫폼을 이용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미국 생명공학기업 ‘이노비오’와 ‘모더나’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쟁사인 GC녹십자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발현하는 단백질 가운데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대량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GC녹십자는 독감백신, 수두백신, B형간염백신 등 다양한 백신 개발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백신을 개발한 기업인 만큼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도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백신 뿐 아니라 치료제도 함께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백신명가'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코로나19 백신 성공할까

▲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모두 자체 백신 생산능력도 보유하고 있어 백신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만 한다면 백신 공급도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백신은 치료제와 달리 기존에 사용하던 것이 아니라 코로나19에 맞게 새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기존의 의약품을 활용한 방안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백신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1, 2, 3상 등 처음부터 끝까지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 상용화가 가능하다.

게다가 백신은 수만 명의 정상인 대상 임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엄청난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백신 개발엔 평균 20억 달러(약 2조 4430억 원)가 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스나 메르스 백신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고 에볼라 백신은 만드는 데 42년이 걸렸다”며 “그만큼 백신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