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을에서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미래통합당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이 맞붙는다.

두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지붕 아래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는데 김소연 전 시의원이 미래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겨 유성을 터주대감 이상민 의원에 도전한다.
 
대전 유성을 텃밭 민주당 이상민에 '한솥밥' 통합당 김소연 당찬 도전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성을은 ‘충청대망론’을 내세운 중진 이상민 민주당 의원과 '기득권교체론'을 앞세운 통합당 소속 ‘30대 청년’ 김소연 전 시의원이 대결하는 구도가 짜여졌다.

유성을은 통합당에서 경선지역으로 분류된 곳으로 애초 비례대표 초선 신용현 의원의 공천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하지만 신 의원이 바른미래당에서 이른바 ‘셀프제명’으로 탈당한 뒤 통합당으로 옮긴 것을 놓고 법원이 취소결정을 내리며 당적 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김 전 시의원이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김 전 시의원은 30대 청년임을 내세워 유성을 정치권의 교체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만큼 그동안 겪은 일들을 꺼내 들어 이 지역 정치세력 교체의 근거로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전 시의원은 1981년 태어나 변호사로 활동하다 민주당 소속으로 2018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해 대전시의원에 당선됐다.

하지만 민주당 생활은 오래 가지 못했다. 시의원에 당선된 지 약 6개월만인 12월에 민주당에서 제명됐기 때문이다.

김 전 시의원은 2018년 9월에 지방선거 때 박범계 민주당 의원 측근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제공을 강요받았다고 폭로했다. 박 의원 쪽 사람들로부터 ‘갑질’과 성희롱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전 시의원은 박 의원을 향해서도 관련 사실들을 알고도 묵인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전광역시당은 윤리심판원을 열어 김 전 시의원이 잘못된 사실을 공표해 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그를 ‘제명’했고 김 전 시의원은 당적을 반납해야 했다.

이후 김 전 시의원은 지난해 3월에 바른미래당에 입당했다가 총선 출마를 위해 시의원직을 사퇴한 뒤 자유한국당으로 다시 당적을 옮겼다.

김 전 시의원이 총선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나오자 지역 정가에서는 박범계 의원의 지역구인 대전 서구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결국 유성을을 선택해 이상민 민주당 의원과 맞붙게 됐다.

하지만 이상민 의원은 유성을에서만 4선을 한 막강한 상대다. 지역 기반이 매우 두터운 데다 ‘충청대망론’의 주자가 될 꿈까지 품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도 김 전 시의원과 마찬가지로 당적을 두 번 옮긴 전력이 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유성구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다음 2008년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충청권 보수정당인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바꾼 뒤 유성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다시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으로 옮겨 유성구에서 당선됐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선거구 획정에 따라 유성구에서 나뉜 유성을에서 4선 고지에 올랐다.

소속 정당과 상관없이 득표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이 의원은 17대 총선 때 32% 득표율로 당선됐는데 18대에 41.3%, 19대 52.45%, 20대 56.87%의 표를 얻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득표율도 높아졌다. 최근 20대 총선 때는 국민의당 후보 출마로 민주당 표가 분산됐는데도 득표율이 과반을 훌쩍 넘겼다.

이 의원은 2월에 대전 유성구의 선거사무소에서 출마를 밝히며 “총선 후 가장 큰 화두는 개헌”이라며 “실질적 국정운영 책임자인 국무총리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5선 고지에 올라 ‘충청대망론’을 펼치겠다는 더 큰 꿈을 내보인 것이다.

정의당에서는 유성을 후보로 김윤기 정의당 대전광역시당 위원장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