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유럽 전기차시장에서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공세를 앞두고 '코나EV'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해 둔다는 전략을 세웠는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유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코나EV 판매 확대를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현대차, 유럽에 코로나19 번져 '전기차시장 선점' 성공 장담 못 해

▲ 현대자동차 ‘코나EV’.


18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코로나19 여파로 유럽에서 상반기 동안 자동차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연기관차는 물론 전기차 수요도 큰 폭으로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자동차시장도 본격적으로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어갔는데 문제는 수요”라며 “유럽은 국경이 맞닿은 곳이 많고 이동도 자유로워 미국이나 중국보다 바이러스 확산이 쉬울 수 있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도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유럽의 완성차기업들도 코로나19에 따른 자동차 수요 감소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 푸조-시트로엥(PSA)그룹, 르노그룹 등은 16일 ‘자동차 수요 붕괴’를 이유로 유럽에 있는 공장가동을 2~3주가량 멈춘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도 당분간 유럽에서 코나EV 판매를 큰 폭으로 늘리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판매량이 대폭 줄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판매가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는 2월 중국에서 자동차를 1천 대 파는 데 그쳤다. 2018년 2월보다 판매량이 97.4%가 줄었다. 

현대차는 유럽에서 전기차모델을 코나EV와 아이오닉EV 등 둘만 두고 있는데 2019년 전기차 판매량의 72%가량을 코나EV로 낼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럽 전기차시장에서 폴크스바겐과 본격적 대결을 앞두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둔다는 계획도 어긋날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당초 2021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통해 전기차 양산을 본격화하는 만큼 올해는 기존 인기모델인 코나EV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폴크스바겐은 올해 전기차 양산모델인 ‘ID.3’와 ‘ID.4’를 유럽에 출시한다. 폴크스바겐이 유럽 자동차시장의 절대강자로도 불리다보니 두 모델이 출시되면 전기차시장에서 완성차 브랜드 사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현대차는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공세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유럽 전기차시장 점유율 싸움에서 사실상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BMW나 다임러 등 완성차기업은 유럽에서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피아트크라이슬러나 르노그룹 등은 초소형 전기차를 내놓고 있어 현대차의 전기차들과 공략하는 수요가 다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유럽 전기차시장에서 현대차와 폴크스바겐의 점유율 싸움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