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을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정태근 미래통합당 전 의원이 맞붙는다.

기 의원과 정 전 의원 모두 총학생회장을 지낸 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이번 총선에서 기 의원은 재선에 도전하고 성북구 토박이인 정 전 의원은 성북갑에서 성북을로 지역구를 바꿔 여의도 입성을 노린다.
 
서울 성북을 민주당 기동민 여유, 통합당 정태근 토박이로 골목 누벼

▲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미래통합당의 정태근 전 의원.


18일 성북구을 정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선거 초반 기 의원은 집권 여당 의원으로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와 국회의 대응을 알리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기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으로 국회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도 맡고 있는데 SNS를 활용해 코로나19와 관련한 의정활동을 적극 알리고 있다.

기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살펴보면 18일을 기준으로 지난 한달동안 올라온 게시물 19개 가운데 15개가 코로나19 방역대책과 관련된 글이다.

선거사무소 정면에도 지역공약 대신 '코로나19, 함께 하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아직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기 의원 측 관계자는 18일 "임시 국회 참석으로 국회 출퇴근에 시간을 내 주민들과 만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점차 접촉을 늘리고 공약도 정리해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 의원은 20대 총선 성북을에서 승리해 국회에 처음 입성했다. 초선이지만 법률소비자연맹이 주관하는 20대 국회 4년 종합 의정활동 평가에서 우수 의원으로 선정될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시절부터 김근태 전 의원과 친분을 맺어 '김근태계' 정치인으로 여겨졌다.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 비서관, 김근태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고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하며 박원순 시장과도 인연을 맺었다.

정태근 전 의원은 5차례 성북구에 출마하면서 쌓은 '지역 전문가'의 이점을 살려 다양한 지역 공약을 제시하고 골목상권을 방문하는 등 지역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장위뉴타운의 상습적 교통 정체구간 문제와 열악한 주차환경을 해결하는 것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월곡역 주변에서 출퇴근시간에 교통 정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램프구간 재조정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현장 선거운동을 본격화하지는 않았지만 지역 주민들과의 만남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최근 블로그에 골목골목에 위치한 식당들을 찾아 식사하는 모습 등을 잇달아 올리며 지역민들과 늘 가까이 있는 정치인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며 보수 유권자층을 다잡는 데도 열심이다.

지역구를 성북갑에서 성북을로 옮긴 것을 두고도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 

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그 동안에는 고향인 보문동이 성북갑 지역에 위치해 그곳에서 출마해온 것"이라며 "성북을에는 처음 출마하지만 선거구획 자체가 의미 없을 정도로 골목 구석구석 모두 아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설제 정 전 의원은 성북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성북구에서 다녔고 5번의 선거를 거치며 20여년 동안 지역기반을 다져왔다.

16대부터 20대 총선에서 내리 5번 성북갑에서 출마했지만 18대 총선에서만 유일하게 당선됐다.

정 전 의원은 이명박 서울시장 당시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을 거쳐 대통령 후보 수행단장, 선거대책위원회 인터넷본부장 등으로 활동했다.

정두언 전 의원과 함께 '정정 브라더스'로 불리며 이 대통령 당선의 공신으로 꼽혔으나 '총리실 불법사찰' 문제를 공론화하는 등 소신행보로 청와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성북을은 통합당에서 대표적 험지로 꼽힌다.

16~20대 5번에 걸친 총선에서 보수정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18대 총선을 제외하고 모두 범진보정당이 당선됐다.

현재 성북구을에는 기 의원과 정 전 의원 이외에 편재승 민중당 예비후보와 국가혁명배당금당 예비후보 6명이 등록돼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