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의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대체투자부문에 힘을 기울인다.

한화자산운용이 유상증자를 통해 수익기반을 다진다면 한화생명의 연결실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한화자산운용 대체투자 적극 키워 지배구조 개편도 대비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18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화생명은 한화자산운용의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생명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한화자산운용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하고 30일 한화자산운용이 발행하는 5100억 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한다.

한화자산운용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글로벌 대체투자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자산운용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자산운용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영업손실 1394억 원을 냈다. 2017년 별도기준 순이익 5254억 원을 정점으로 2018년 3592억 원, 2019년 1146억 원을 내며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이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5천억 원이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한화자산운용의 글로벌 대체투자사업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해외투자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면 한화생명 연결실적에 반영돼 본사업의 부족한 수익성을 만회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한화생명이 한화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쥐고 있다.

한화생명은 저금리환경이 지속되면서 자산운용으로 버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더 많아지는 이차역마진 문제를 겪고 있다. 

2019년 한화생명의 운용자산 이익률은 3.45%, 부담금리는 4.51%로 집계됐다. 운용자산 이익률과 부담금리의 차이는 2016년 -0.71%포인트, 2017년 -0.89%포인트, 2018년 -0.95%포인트로 점차 커졌고 지난해에는 -1.06%포인트로 차이가 1%포인트를 넘어섰다.

한화자산운용의 수익기반이 튼튼해지면 한화생명은 한화투자증권의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는 데도 유리해진다. 

한화자산운용이 한화투자증권의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하면 그만큼 한화생명의 연결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화자산운용은 현재 한화투자증권의 지분 19.2%를 보유해 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이지만 한화글로벌에셋(12.29%), 한화호텔앤드리조트(8.59%),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3.78%), 한화갤러리아(1.38%) 등 비금융계열사들의 지분을 더 많이 들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할 가능성이 높은데 경영권 승계의 측면에서도 금융계열사의 기업가치를 키워야 할 필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상무가 한화 금융계열사들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동원 상무는 한화생명의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O)를 맡아 금융계열사의 디지털전략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현재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의 지분 51.3%를 쥐고 있고 한화손해사정, 한화자산운용, 한화금융에셋, 한화라이프에셋, 한화63시티 등을 100% 완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