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가 20번 이상 빨아도 성능이 유지되는 나노섬유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

재사용이 가능한 필터를 통해 마스크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카이스트, 20번 빨아도 성능 유지되는 나노섬유 마스크 필터 개발

▲ 김두일 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섬유 필터가 탑재된 마스크. <연합뉴스>


김두일 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세탁한 뒤에도 필터 효율이 유지되는 나노섬유 필터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나노섬유 필터는 미세한 나노섬유를 십자 모양처럼 직각으로 교차하거나 일렬로 정렬시키는 '절연 블록 전기 방사법'으로 개발돼 바람 구멍(기공)의 크기가 작고 동일하다.

기존 필터는 섬유가 무작위로 얽힌 부직포 형태로 기공 크기가 모두 달라 작은 입자까지 차단하려면 여러 장의 필터를 겹쳐야 했다.

또 기존 필터는 섬유 표면에 형성된 정전기가 수분에 닿으면 사라지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한 뒤 일정 시간이 흐르거나 세탁하면 필터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필터는 비누로 20번 이상 손세탁하고 에탄올에 3시간 이상 담가뒀는데도 필터구조가 변하지 않고 초기 성능과 비교해 94% 수준의 성능이 유지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특히 4천 회의 반복 굽힘 실험에서도 KF80 이상(600㎚ 입자·80% 여과 효율)의 성능이 유지됐다.

2019년 2월 설립된 카이스트 교원 창업회사인 ‘김두일 연구소’는 1시간에 폭 35㎝, 길이 7m의 나노섬유 필터를 생산할 수 있는 양산 설비를 구축했다. 

이는 하루 평균 마스크 필터 1500장을 제조할 수 있는 양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나노섬유 필터는 에탄올 소독이나 가벼운 손세탁으로 재사용이 가능해 마스크 품귀현상과 마스크 폐기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제품화하고 양산설비를 증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