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총선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선거결과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오롯이 혼자 짊어지게 됐다.

앞으로 총선까지 남은 한 달 동안 중량급 외부인사의 도움도 없이 정치적 명운을 모두 걸어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였다.
 
[오늘Who] 황교안 어쩔 수 없는 통합당 총선 원톱, 정치운명 건 한 달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황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직접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깃발을 들 것”이라며 “이번에 구성되는 선거대책위원회는 경제 살리기와 나라 살리기 선대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통합당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방안도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김 전 위원장이 통합당 공천결과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를 낸 뒤 통합당 내부에서 김 전 위원장을 향한 반발이 거세진 점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앞서 김형오 전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도 13일 중도 사퇴했다. 

황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공천관리위가 의결했던 몇몇 공천결과를 재고하라고 주문해 갈등이 불거지며 결국 김 전 위원장이 공천이 모두 마무리되기도 전에 이례적으로 물러나게 된 것으로 보는 시선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형호 위원장의 중도사퇴를 놓고 "일부 후보의 검증 실패와 함께 황교안 대표가 직접 공천에 개입했다는 점이 작용했다"며 "김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한 민경욱 의원 같은 강경파 의원을 당대표가 개입하면 그만두는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그는 "공관위원장이 중간에 그만둔 사례가 거의 없다"며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로서는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중량감 있는 외부인사의 도움이나 조언 없이 선거의 총괄 지휘를 혼자 맡게 됐다. 

물론 통합당이 황 대표와 함께 박형준·신세돈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체제를 꾸린다고는 하지만 이들의 정치적 중량감이나 통합당 내 입지를 고려했을 때 선거전을 지휘할 권한은 지니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렇게 선거를 책임질 중량감 있는 인사가 없는 상황에서 통합당의 총선결과에 관한 책임을 모두 황 대표가 짊어지게 된 셈이다.

황 대표가 서울 종로에서 맞붙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다음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막강한 상대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황 대표는 이 전 총리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총선 전체 결과도 좋지 않고 종로에서 낙선까지 한다면 황 대표의 통합당 내 입지는 총선 이후 급격하게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불협화음 양상이 나오는 점도 황 대표에겐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통합당 안에서는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통합당의 계획을 배제한 채 독자적으로 비례대표 공천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대표는 통합 이전 자유한국당에서 사무총장을 지냈고 성균관대 후배여서 황 대표와 소통이 원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애초 기대와는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악재 속에서 황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정치력을 입증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황 대표가 통합당의 중도 확장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이 민주당에서 활동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하려고 했던 것도 중도층 공략을 위한 목적이 담긴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문제는 황 대표는 중도층을 끌어들이기에는 이미 보수 색채가 너무 강해졌다는 점이다.

장외투쟁에 ‘태극기 부대’와 함께 했던 사례나 전광훈 목사, 박찬주 전 육군대장 등을 영입하려고 했던 일들로 보수 지지층에서도 ‘극우적’이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이미 황 대표의 지지층 확장성에 관해 잠재적 경쟁자들의 날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통합당 양산을 공천에서 베재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는 그만 입 다물고 종로 선거에나 집중하라”며 “그대가 TV 화면에 안 나오는 게 통합당 승리의 지름길”이라고 깎아 내렸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