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 뛰어들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삼성디스플레이에 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 해결할 방안을 찾아낼지 주목된다. 
 
‘접는 아이폰’ 저울질하는 애플,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 더 높아지나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공급자 지위가 더욱 공고해지게 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수준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데는 이전보다 디스플레이 품질을 더욱 개선한 삼성디스플레이의 공이 작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만 디스플레이를 접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BOE와 LG디스플레이 등 여러 기업이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BOE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화웨이 ‘메이트X’, 모토로라 ‘레이저’ 등 폴더블 스마트폰들은 하나같이 디스플레이 품질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롤러블(두루마리형)TV’, 레노버 폴더블 노트북 ‘싱크패드X1폴드’ 등으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였지만 정작 폴더블 스마트폰에 관해서는 존재감이 부족하다. 또 롤러블TV와 싱크패드X1폴드 등 제품들이 아직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은 만큼 기술력을 충분히 증명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생산물량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가 다른 기업과 비교해 우위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안에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산력을 월 26만 대에서 월 100만 대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 예상치 400만~500만 대를 충당하고도 남는 규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공급사로 유력한 이유다.

하지만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을 이용해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들면 ‘탈삼성디스플레이’ 전략의 추진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부터 애플 아이폰에 사용되는 올레드(OLED, 유기발광 다이오드)패널을 독점적으로 공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 이외에 다른 디스플레이 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애플은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에 투자해 올레드 생산시설 확충을 지원하는 한편 최근에는 LG디스플레이를 새로운 올레드패널 공급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4분기 처음으로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시장점유율 10%에 이른 데는 애플의 ‘탈 삼성디스플레이’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접는 아이폰’ 저울질하는 애플,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 더 높아지나

▲ 삼성전자 공장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이 만들어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사용된다. <삼성전자>


물론 애플이 실제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언제쯤 출시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다만 애플이 폴더블 스마트폰 기술 개발에 힘쓰고 폴더블 스마트폰의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이른 시일 안에 ‘접는 아이폰’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T매체 톰스가이드는 “애플은 늦어도 2021년 안에 새로운 소재를 사용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IT매체 맥루머스는 “폴더블 스마트폰은 최신 트렌드”라며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계획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기술 잠재력을 키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레츠고디지털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두 번 접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주름을 방지하는 경첩(힌지), 듀얼스크린과 비슷한 폴더블 스크린, 가로로 접히는 화면 등 폴더블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여럿 출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