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을에서 이용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손영택 전 자유한국당 양천을 당협위원장이 맞붙는다.

이 전 수석은 19, 20대 총선에서 양천을에 출마해 김용태 의원에게 거푸 졌는데 김 의원이 서울 구로을로 선거구를 옮기면서 이번에는 김 의원의 고교 후배인 손 전 위원장과 겨루게 됐다.
 
서울 양천을 항상 팽팽, 민주당 이용선 통합당 손영택 중도층 잡기 총력

▲ 이용선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왼쪽)과 손영택 전 자유한국당 양천을 당협위원장.


12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양천을은 범진보와 보수성향의 지지세가 팽팽하게 맞서는 곳으로 정당보다는 인물을 중시하는 중도층의 표심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큰 곳으로 평가된다. 

18, 19, 20대 양천을 국회의원 선거결과를 살펴보면 보수정당 후보로 나왔던 김용태 의원이 3번 내리 승리했다. 보수 텃밭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득표율을 따져보면 그렇게 보기 힘들다. 18, 19대 선거에서는 김 의원과 2위 이 전 수석의 격차가 3% 이내로 접전 양상을 보였다.

게다가 20대 선거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범진보 유권자의 표를 나누는 바람에 41.97%를 득표한 김 의원이 승리할 수 있었다. 이 전 수석과 국민의당 김현배 후보의 득표율을 합하면 58.02%나 됐다.

이런 상황이라 두 후보 모두 중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지역현안 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양천을의 주요 현안으로는 경전철 목동선 착공, 김포공항 항공기 소음문제 등이 있는데 두 후보 모두 문제해결의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이 전 수석은 여당 후보일 뿐만 아니라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2월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목동선 착공과 관련해 "국정현안을 처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부처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적었다. 

항공기 소음문제와 관련해서는 항공기 이착륙 횟수를 줄이고 소음피해 보상 내용과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손 전 위원장 역시 1월15일 출마 기자회견 자리에서 항공기 소음과 지하철 문제와 관련한 교통종합대책을 제시하고 지하철 공사에 따른 불편과 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민참여기구 구성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손 전 위원장은 스타트업, 4차산업 전문가임을 자처하며 지역구 공약으로 4차 산업혁명 교육특구 지정한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인지도 측면에서는 이 전 수석이 양천을에서 세 번째 출마인 만큼 앞선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 전 수석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획실장을 지낸 시민단체 운동가 출신으로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으며 정치에 뛰어들었다.

2018년 6월에는 하승창 전 수석에 이어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 임명돼 주요 경력을 더했다.

하지만 손 전 위원장도 양천을에서 인지도가 상당한 인물로 평가된다.

변호사 출신인데 김용태 의원의 대전고 4년 후배로 양천구민을 대상으로 법률상담을 하는 등 김 의원의 지역구 활동을 지원하며 구민들에 얼굴을 알렸기 때문이다. 

2019년 2월에는 김 의원의 뒤를 이어 자유한국당 양천을 당협위원장에 선출되며 지역민들과 접촉면을 넓혀왔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