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4년 만에 순이익을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자동차 판매 호조 덕분인데 수익성을 더욱 개선하려면 다른 완성차기업들보다 높은 인센티브 비중을 낮추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기아차 미국법인 4년 만에 순이익 내, '높은 인센티브 비중' 해결 시급

▲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본사.


11일 기아차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9년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기아차의 미국 판매법인(KMA)이 2019년에 순이익 기준으로 흑자를 냈다.

기아차 미국 판매법인은 2019년 매출 15조9931억 원, 순이익 256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18년보다 매출은 15% 늘어나고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4년 만의 순이익 흑자전환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기아차 미국 판매법인은 2015년에 순이익 186억 원을 냈지만 이듬해 순손실 1억 원을 봐 적자로 돌아선 뒤 2017년 순손실 2657억 원, 2018년 순손실 2325억 원으로 내리 3년 동안 적자를 냈다.

순이익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동차 판매 호조가 있다.

기아차는 2019년 미국에서 자동차를 모두 61만5338대 팔았다. 기아차가 미국에서 자동차 연간 판매량 60만 대를 넘은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기아차의 2019년 미국 판매량은 미국 진출 이후 역대 3번째로 좋은 성적이다.

주력모델인 쏘렌토와 쏘울, 포르테(한국명 K3), 옵티마(한국명 K5) 등의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3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텔루라이드가 6만 대 가까이 팔리며 전체 판매량을 견인했다.

기아차가 현재 미국 판매에서 보이고 있는 긍정적 흐름을 유지한다면 순이익 흑자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2020년 1~2월 기아차의 미국 판매량은 9만2532대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4.5% 급증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미국 자동차시장 전문 분석기관 ALG에 따르면 2월 기아차의 미국 자동차 평균 거래가격은 2만4775달러다. 2019년 2월보다 평균 거래가격이 8.6% 올랐다.

판매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은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분명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인센티브가 판매가격 못지않게 올랐다는 점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아차가 2월에 미국에서 자동차를 한 대 판매할 때 지출한 인센티브는 평균 4005달러다. 2019년 2월보다 인센티브가 8.4% 상승했다. 가격 상승률만큼 인센티브도 상승하다 보니 수익성 회복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자동차 평균 거래가격 대비 인센티브 비중을 보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기아차의 자동차 평균 거래가격 대비 인센티브 비중은 16.2%다. 차량 가격의 16%를 인센티브로 지출하고 있다는 뜻인데 이는 미국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기도 하다.

닛산과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FCA)그룹 등의 인센티브 비중이 각각 15.8%, 12.7%, 12.5%로 높은 편이지만 기아차에는 미치지 못한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평균 인센티브 비중은 10.1%에 머문다.

기아차가 완성차업계 평균 수준으로 인센티브 지출 비중을 낮춘다면 4년 만에 흑자로 돌려세운 순이익의 증가 속도를 더욱 가파르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