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존 면세점 사업권을 지키지 못하면서 제주도 시내면세점 특허를 얻는데 더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디에프는 유찰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구역도 사업권을 따내기가 쉽지 않아 공항면세점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제주도 시내면세점 특허를 얻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손영식,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탈락 만회할 제주 면세점 진출에 집중

▲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


1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디에프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DF7의 사업권을 지키지 못한데 이어 유찰된 DF2(향수화장품)와 DF6(패션기타)구역 사업권을 따내기가 쉽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신세계디에프는 이미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향수화장품인 DF1 사업권을 운영하고 있어 같은 사업권인 DF2의 사업권까지 확보하면 독과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디에프가 DF2에 사업자 신청을 하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면세점 독과점과 관련해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인천공항공사가 부담을 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유찰된 다른 사업권인 DF6을 노려볼 수 있지만 DF7처럼 패션기타부분에 올해 대기업 참여가 몰린 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경쟁이 심화하면 결국 입찰가격을 높여야 하는데 이미 면세점 임대료 하한선(최소 보장금)이 높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입찰가격을 올리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손 대표는 인천국제공항 재입찰에서도 사업권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제주도 면세점 진출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제주도에 있는 한 교육재단과 뉴크라운호텔 부지와 관련해 계약을 맺은 뒤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제주도의 교통영향 심의평가애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뉴크라운호텔은 제주시 연동에 있는 관광호텔로 인근에 이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있어 교통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향후 교통이 문제가 되면 신세계그룹이 비용을 부담하기로 하면서 우려를 해소했다.  

제주도 시내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보다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운영하고 있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제주도 시내면세점에서 하루 평균 30억~5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중국인 크루즈 관광 등의 문제가 해소되면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손 대표로서는 제주도 시내면세점 진출이 중요하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내 3개 시내 면세점(롯데, 신라, 제주관광공사)의 총매출은 2016년 1조186억 원에서 2019년(1~11월)에는 2조1587억 원으로 2019년 12월이 빠졌는데도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번에 신세계디에프가 사업권을 지키는 데 고배를 마신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DF7구역은 2019년 상반기까지 매출이 807억 원인 것과 비교해보면 제주도 면세점을 운영하면 구매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시내면세점 특허 수 결정과 관련해 기준을 완화한 만큼 제주도 시내면세점에서 신규 특허가 나올 가능성이 기존보다 커졌다.

기획재정부는 2019년 5월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대기업 신규특허 요건을 완화했다. 지역별 면세점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2천억 원 이상 늘어나거나 지역별 외국인 관광객이 20만 명 이상 늘었을 때 신규 특허 수를 결정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전국 시내면세점의 외국인 매출 및 외국인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각각 50%씩 늘어나고 지역별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30만 명 이상 늘었을 때 신규 특허를 내줬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