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공사·용역 발주방안을 내놓으며 공공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공공성이 강한 사업들은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때로는 손실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실적 방어를 해내야 하는 과제도 커진다.
 
변창흠 코로나19 대응 공공사업 적극, 토지주택공사 실적방어는 부담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6일 토지주택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토지주택공사는 이례적으로 대규모 투자집행 계획을 세우고 상반기에 집중해 더 많은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토지주택공사가 주로 하반기에 발주를 몰아서 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에 토지주택공사는 연간 발주금액의 23%인 2조4천억 원을 집행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인 연간 20조5천억 원 규모의 투자집행방안을 내놓고 상반기 안에 전체 예산의 34%인 7조 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특히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라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생활밀착형 지원시설 건립 등에 16조2천억 원(9만3천 호)을 발주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변 사장은 올해 코로나19로 특히 상반기에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상반기에 발주를 집중해 어려운 경기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이번에 대규모 투자방안을 내놓은 것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토지주택공사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변 사장은 2019년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토지주택공사의 사업 추진방향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부터 회사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요구받기도 했다. 

변 사장이 토지주택공사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토지주택공사의 실적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토지주택공사는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해 왔던 임대주택사업에서 큰 손실을 내고 있다. 

토지주택공사가 2019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주승용 국회부의장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토지주택공사의 임대주택사업에서 임대수익은 1조3146억 원이지만 주택 노후화 등으로 임대관리비용이 모두 2조2890억 원으로 나타나 운영손실 9848억 원이 발생했다.

건설 임대자산 노후화로 수선유지비가 급증하며 앞으로 10년 동안 수선 및 추가공사비는 13조2785억 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토지주택공사는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토지주택공사가 영업이익을 내고 있어 다소 여유분은 있지만 임대자산 관련 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실적을 방어하는 일이 힘겨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임대주택사업 등 공공성을 위한 사업에서 손실을 내고 있지만 리츠나 민간 공동개발 등을 통해 토지주택공사의 사업비 부담을 줄여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주택공사는 2016년에 영업이익 3조1756억 원을 거두며 2009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해 토지주택공사가 설립된 뒤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2017년부터는 영업이익이 조금씩 감소해 2017년에는 영업이익 3조14억 원, 2018년에는 영업이익 2조6천억 원을 거뒀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알리오에 공시하지는 않았지만 2019년에는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변 사장은 2019년 4월 토지주택공사 사장 취임사에서 “토지주택공사가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기관’에서 ‘국가의 누적된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는 기관’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으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