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이 SK매직의 말레이시아 사업을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SK네트웍스의 주유소사업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가운데 일부를 활용해 경쟁사들보다 진출이 늦었다는 약점을 극복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성장 내건 최신원, SK네트웍스 주유소 판 돈을 SK매직에 넣는다

▲ 최신원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


6일 SK매직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등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코웨이 등 경쟁사들과 달리 SK매직은 말레이시아시장에 집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매직 관계자는 “올해 SK매직 글로벌사업의 목표는 말레이시아 법인의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지는 것이 될 것”이라며 “특히 말레이시아에서 렌털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마케팅과 영업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매직은 최근 ‘레드오션’이 돼버린 국내 생활가전 렌털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글로벌시장 공략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매직은 현재 말레이시아, 일본, 베트남 등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 법인은 SK매직이 ‘동남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최근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곳이다. 

SK매직은 2018년 12월 말레이시아 법인을 설립한 이후 글로벌 매출이 2018년 47억 원에서 2019년 3분기 누적 166억 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SK매직보다 일찍 말레이시아시장을 개척해온 코웨이와 쿠쿠의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은 각각 3737억 원, 2047억 원에 이른다.

후발주자인 SK매직이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는 셈이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매직은 말레이시아 법인 정상화를 위해 말레이시아시장에서 외형 확대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2020년 상반기 SK매직의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SK매직이 말레이시아 계정 수 증가를 위해 2020년에 적극적 프로모션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최근 SK네트웍스가 주유소사업을 매각하면서 확보한 자금 가운데 일부를 SK매직의 말레이시아 사업 성장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주유소 사업 매각과 관련된 공시에서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의 사용처를 두고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사업 투자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가 주유소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이 약 1조 원이고 2020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SK네트웍스의 차입금이 약 4200억 원,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기로 계획된 자금이 1천억 원이라는 것을 살피면 최대 5천억 원 정도의 자금을 SK네트웍스의 성장사업을 이끌고 있는 SK매직과 SK렌터카 등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 회장이 지속적으로 SK매직 글로벌사업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을 고려하면 SK매직이 말레이시아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자금의 일부가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최 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우리의 생존 뿐 아니라 시장에서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외시장에서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 신년사에서는 “2018년부터 SK매직이 동남아시아시장 개척에 나섰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말레이시아시장과 국내 시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SK매직의 연구개발(R&D) 관련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기온이 높고 습한데다가 수질오염도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 정수기 필터와 직수관 등의 관련된 기술력이 매우 중요하다. SK매직은 말레이시아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SK매직 정수기의 기술력을 적극 홍보하는 전략을 세우기도 했다.

SK매직 관계자는 “가전제품의 안전, 효율, 위생 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은 SK매직이 가장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라며 “특히 말레이시아시장에서는 SK매직 자체 기술로 개발한 나노테크필터, 스테인레스 정수관 등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이런 점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