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LCD(액정 디스플레이)패널 가격 상승이라는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수익성이 낮았던 LCD사업에서 올레드(OLED, 유기발광다이오드)사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는데 최근 중국 광저우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신규 올레드공장 가동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LG디스플레이, 코로나19로 올레드 전환 더디지만 LCD 가격 올라 다행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올레드 전환’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하지만 LCD패널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LCD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올레드 전환 지연에 따른 부담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3월 상반월 LCD패널 가격은 2월 하반월과 비교해 대부분 상승했다. 

65인치 패널은 1.1%, 55인치 패널은 2.6%, 43인치 패널은 2.6%, 32인치 패널은 5.7%가량 올랐다. 75인치 패널을 제외한 모든 패널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65인치 패널과 55인치 패널 가격이 1월 반등한 이후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 패널은 1월 이전 각각 33개월과 17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였다.

LCD패널 가격이 오랜 기간 약세에서 최근 상승세로 돌아선 데는 중국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춘절 이후 노동자들의 업무 복귀율이 낮아진 데다 일부 공장이 감염 우려로 문을 닫아 LCD패널 생산량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CD패널 가격 상승세가 최소한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현수 연구원은 “중국 우한 및 인접 지역의 LCD공급망에서 부품 수급의 어려움이 커지며 패널 생산 차질이 지속할 것”이라며 “중국 디스플레이기업 BOE가 우한에 세운 10.5세대 LCD패널 신규 생산라인은 적어도 7월은 지나야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기업들이 LCD패널 생산에 타격을 받으면서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이 차지했던 LCD패널 수요를 LG디스플레이 등이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LCD사업의 비중이 작지 않다는 점에서 LCD패널 가격 상승에 따른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7월 개최되는 일본 도쿄올림픽과 같은 대형행사를 계기로 TV 수요가 늘어나면 LCD패널 가격의 상승폭이 더 확대될 여지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2020년 매출 가운데 50%를 LCD사업이 차지할 것”이라며 “LCD 가격 상승이 LG디스플레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LG디스플레이가 LCD패널 가격 상승을 이유로 올레드 전환을 늦출 가능성은 낮다. 패널 가격 상승세의 원인이 코로나19에 있는 만큼 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해결되면 자연히 가격은 다시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패널 가격 동향과 상관없이 광저우 올레드공장을 계획했던 시일 안에 가동할 수 있도록 힘쓸 것으로 보인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1월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TV용 LCD 생산은 올해 말을 마지막으로 대부분 정리할 것”이라며 “(광저우 올레드 생산라인은) 1분기에 본격적으로 양산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올레드 전환에 관한 의지를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광저우 올레드공장이 2020년 2분기가 돼야 가동된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2019년 8월 광저우 공장 가동을 계획했지만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을 안정화하는 데 문제가 생겨 2020년 1분기로 연기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장비 및 인력 투입이 쉽지 않게 되면서 2020년 1분기로 예정됐던 공장 가동시점이 다시 뒤로 밀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