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서울바이오시스와 플레이디의 상장을 단독으로 주관해 흥행을 이끌어냈다. 

KB증권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우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유치에 성공해 기업공개부문 역량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 상장주관 경쟁에서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KB증권, 서울바이오시스 플레이디 상장 흥행 이끌어 주관경쟁 힘받아

▲ 박정림 KB증권 사장(왼쪽)과 김성현 KB증권 사장.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는 서울바이오시스와 플레이디의 상장 흥행을 놓고 KB증권의 기업공개부문 역량이 발휘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 과정에서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상장기업의 기업가치도 중요하지만 주관사의 역량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주관사 역량에 따라 다양한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제안할 수 있고 더 많은 자금도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레이디는 2월24~25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1270.7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희망범위보다 높은 85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플레이디는 KT그룹 계열사로 디지털 광고대행사업을 하는 회사다. 플레이디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특례상장기업을 제외한 일반 기업 가운데 사상 최고 경쟁률이다.

이 과정에서 KB증권은 코로나19 여파로 2월24일로 예정됐던 플레이디 기업설명회가 급작스럽게 취소되자 대행사를 통해 기업설명회 자료를 유튜브에 공개하고 인터넷주소(URL)을 기관투자자들에게 배포하는 방식으로 긴급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진행된 서울바이오시스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 1119 대 1을 보여 희망범위 최상단인 75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다. 서울바이오시스는 발광다이오드(LED)칩 등 반도체소자를 생산하는 회사다.

KB증권은 잇따른 수요예측 흥행을 통해 탄탄한 기관투자자 네트워크와 상황 대처능력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 상장주관 경쟁에서도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인 점도 KB증권에게 긍정적이다. KB증권이 적절한 공모가를 확정했고 일반투자자들이 이에 신뢰를 보였다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이 상장주관을 성공적으로 이끈 점은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부진해 공모청약 참여가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던 만큼 의미가 더욱 남다른 것으로 여겨진다.

주식시장이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면 상장 뒤 주가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공모청약에 일반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 서울바이오시스는 943 대 1, 플레이디는 864.8 대 1 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3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의 일반청약 경쟁률 256.68 대 1과 비교해 훨씬 높은 수치다.

4일 상장한 제이엔티씨(JNTC)는 수요예측 흥행으로 희망 공모밴드를 초과한 공모가를 확정했지만 일반 공모청약에서는 3.48 대 1의 낮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투자를 결정하는 데 기업가치 등 다양한 요인이 고려되기 때문에 단순히 경쟁률 수치를 비교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 제이엔티씨가 공모가를 높인 것이 공모청약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도 나온다.

서울바이오시스는 6일, 플레이디는 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위한 공모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다는 것”이라며 “아무래도 경쟁률이 낮을 때보다 상장 뒤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