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연초부터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지만 시장 마지노선이라고 봤던 올해 경제성장률 2%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3일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5일까지 추경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코로나19에 대응해 경제 활성화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남기, 코로나19로 흔들 경제성장률 마지노선 2% 지키기 총력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경제성장률 2.4% 달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10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5일까지 국회 제출을 추진하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상황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대응에 추경이 필요하지 않고 예비비로 충분하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신천지교회를 통해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자 추경 추진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나 이번 추경 편성으로도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2.4%뿐만 아니라 홍 부총리가 마지노선으로 바라본 2.0% 경제성장률을 지키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만만치 않다.

국제기구와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한국의 경제전망을 두고 비관적 기조가 커지면서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낮춰잡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일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은 중국과 밀접히 연관돼 있는 만큼 코로나19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있다"며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0%로 낮췄다. 

한국은행도 2월27일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이 경제성장률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최근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9%와 1.6%로 낮춰 잡았다.

정부가 2020년 전체 예산 512조 원 가운데 약 70% 이상을 상반기에 조기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추경 예산까지 상반기에 투입되면 하반기 경제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방안이 사라지게 되게 되는 점도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019년 경제성장률은 2.0%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 가운데 정부부문 기여도는 1.5%포인트, 민간부문 기여도는 0.5%포인트로 나타나 정부 재정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정부 재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긴 하지만 경제성장률 유지에 한계를 보였던 사례도 있다.

국내에서 사망자 38명이 발생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경제가 악화됐던 2015년에도 6조2천억 원(세출예산) 규모의 추경이 편성됐지만 그해 경제성장률은 2.8%로 결국 전년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코로나19 대응 추경은 여당과 야당 모두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점에 뜻을 같이하고 편성원칙에 동의한 만큼 국회에서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 “애초 잡은 올해 경제성장률 2.4% 달성 목표는 코로나19 전개상황과 종식시기를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100조 원 규모의 공공투자와 혁신성장 등 올해 경제정책 추진방향에서 코로나19로 틀이 흔들리는 부분도 추경으로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