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비용통제능력을 앞세워 ‘코로나19’와 ‘갤럭시S20 부진’이라는 악재를 돌파할 수 있을까?

3일 증권사 분석들을 종합하면 LG유플러스는 시장이 각종 악재로 침체된 상황에서 이동통신3사 가운데 통신부문 수익성을 개선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회사로 꼽힌다.
 
LG유플러스, 비용통제력으로 코로나19와 5G통신 가입둔화 이겨낼까

▲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5G통신 가입자 유치실적이 저조하지만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2020년 통신부문 영업이익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통신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인건비, 마케팅비용 등을 통제하는 ‘비용통제능력’이 5G통신시장 침체를 돌파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G통신시장 성장 둔화로 통신부문 매출 증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각종 비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LG유플러스가 이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월 열린 LG유플러스 2019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0년에는 소모적 획득비 경쟁을 지양하고 서비스 차별화와 수익성 중심 경영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마케팅 혁신과 영업방식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이익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각종 비용을 통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책정한 갤럭시S20 공시지원금은 최저 7만9천 원, 최대 20만2천 원으로 갤럭시S10 출시 당시 공시지원금인 32만2천 원~49만4500원보다 훨씬 적다.

경쟁사와 비교하더라도 LG유플러스의 갤럭시S20 최저 공시지원금은 이통3사 가운데 가장 적고 최대 공시지원금 역시 SK텔레콤보다는 3만2천 원 많지만 KT보다는 4만1천 원 적다. 

LG유플러스는 인건비 절감에서도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가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노조에 명예퇴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구조조정이 아닌 희망자 명예퇴직을 통해 임직원들의 제2의 인생 설계와 LG유플러스의 인건비 절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비용통제능력은 이미 2019년 4분기 실적을 통해 증명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4분기에 영업이익 1851억 원을 냈는데 2018년 4분기보다 77.8% 급증했다. 2019년 4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이동통신사는 LG유플러스 뿐이다. 

2019년 4분기 LG유플러스의 마케팅비용과 인건비는 2018년 4분기보다 각각 20.5%, 13.3% 줄었다. 2019년 3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18.3%, 11.8% 감소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LG유플러스를 두고 “마케팅비용 대비 효율성이 가장 좋은 무선사업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5G통신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이동통신사 사이에 다시 한 번 마케팅 경쟁이 불붙게 된다면 이통3사 가운데 LG유플러스가 가장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통3사 가운데 시장 점유율과 매출규모가 가장 적은 만큼 마케팅비용이 급증했을 때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이통3사의 마케팅 경쟁이 극심했던 2019년 3분기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3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를 경험했다. 2019년 3분기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2018년 3분기보다 32%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KT의 영업이익은 각각 1%, 15% 줄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통3사가 서로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기로 뜻을 모은 상황이기 때문에 2019년 여름처럼 갑자기 경쟁이 불붙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다만 갤럭시S20의 출고가와 비교해 작은 공시지원금 규모가 흥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출시 전후로 갑자기 공시지원금을 높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과 갤럭시S20의 개통 부진 등이 5G통신시장 성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개학·개강 등이 미뤄지고 오프라인 매장 방문률도 줄어들면서 5G통신서비스 신규 가입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사전개통을 진행하고 있는 갤럭시S20의 개통량도 갤럭시S10 사전개통 때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월별 5G통신 가입자 수 증가폭은 2019년 8월 최고점(46.18%)을 보인 뒤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20년 1월에는 가입자 수 증가폭이 6.2%까지 둔화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