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미래통합당 의원이 서울 구로을에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상대로 정권심판론의 최일선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구로을은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던 선거구인데 김 의원의 공세에 윤 전 실장이 어떻게 방어할지 주목된다.
 
통합당 김용태 구로을에서 정권심판론 공세, 민주당 윤건영 방패 주목

▲ 김용태 미래통합당 의원(왼쪽)과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2일 김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격이고 윤 전 실장은 문재인 청와대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종로와 구로을은 문재인 정부의 지난 3년 동안 국정 성과를 국민에게 심판받는 대표적 지역구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구로을 발전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게 되면 피차 서로 처음”이라며 “서로 문재인 정부 지난 3년의 성과를 놓고 구로 주민에게 심판받고 구로 발전 비전으로 심판받는 깨끗하고 멋진 승부를 펼쳐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발언은 구로을 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보다는 정권심판론에 선거운동의 무게를 좀 더 싣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김 의원은 2월24일 구로을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구로을이 서울에서 험지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구로을에 출마하려고 하는 윤 전 실장이 문제”라며 “문재인 대통령 대신 심판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서울 양천구을에서 18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내리 당선된 3선 의원이다. 

통합당으로 합치기 전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을 맡아 당 조직위원장 교체를 주도한 뒤 2019년 1월에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당 중진들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면서 태도를 바꿔 3선을 한 지역구인 양천을에서 통합당의 험지인 구로을로 지역를 옮겼다.

통합당 공천관리위는 한때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게도 구로을 출마를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을은 제16대 총선 이후 2001년 하반기 재보궐 선거를 제외하고 계속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서울 내 대표적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지역구 현역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해 윤 전 실장이 전략공천됐다.

윤 전 실장은 지역구 선거가 후보 사이 경쟁이 아닌 정치세력 사이 대결구도로 비춰질 가능성을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의원은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고 하는데 선거에서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자기를 뽑아달라고 하는 것이 선거지 남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나왔다는 것은 네거티브 선거”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현재 지역구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며 비판하기도 했다.

윤 전 실장은 “김 의원이 현역 양천구 국회의원으로 5월31일까지 임기가 남았다”며 “지금 계셔야 할 곳은 양천구 코로나19 방역현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서도 윤 전 실장이 ‘문재인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인물인 만큼 자칫 정권심판론에 윤 전 실장이 지는 선거전을 경계하며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도종환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1일 윤 전 실장의 구로을 전략공천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이 윤 전 실장을 향해 한 이야기도 있어서  이 지역을 사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