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진단기기 제조기업 씨젠과 EDGC가 정부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진단검사 비상대책에 힘입어 사업 확대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증권업계와 코로나19 진단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정부가 진단업계에 긴급 사용승인을 허가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억제대책에 속도를 내며 관련 업계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씨젠 EDGC,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에 진단사업 특수 기대 품어

▲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왼쪽)와 이민성 EDGC 공동대표이사.


씨젠과 EDGC 관계회사인 솔젠트는 코로나19 진단기기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 정부로부터 긴급 사용승인 허가를 받아 기회를 잡기 위해 신속히 대응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정부는 코로나19 국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진단기기에 관해 긴급 사용승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긴급 사용승인제도는 감염병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허가받은 진단시약이 없으면 일정 수준으로 개발된 시약을 평가해 한시적으로 사용을 승인해주는 제도로 2월4일부터 씨젠과 솔젠트 등에서 개발한 4개 제품이 차례로 긴급 사용승인을 받았다.

씨젠은 바이오회사로 분자진단장비와 진단시약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씨젠은 2월12일 자체개발 코로나19 진단시약 신제품 '올플렉스'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긴급 사용승인 받아 생산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씨젠은 국내 검사물량의 약 37.8%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플렉스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최근 공개한 미국과 중국, 독일의 코로나19 유전자 3개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고 기존 경쟁제품보다 2시간 빠른 4시간에 검사할 수 있다.

씨젠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진단기기시장 확대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올플렉스 하루 가능생산 물량은 5만 건에 이르며 수요에 따라 더 늘릴 수도 있다"며 "코로나19의 확산을 감안했을 때 진단키트의 수요 증가에 따라 2020년 1분기 실적이 17%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씨젠은 앞서 코로나19 진단기기 관련 유럽인증(CE)를 획득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사업기회가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로나19는 치료제 개발이 어려워 빠른 진단을 통한 환자격리가 최선의 방법으로 해외에서도 최근 확진환자가 늘고 있다"며 "씨젠은 유럽 시장에 진출해 매출비중을 높여온 만큼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젠 관계자는 "2019년 기준 유럽 매출비중이 전체 매출의 57.3%에 이르고 유럽 가운데 이탈리아시장을 주력시장으로 두고 있다"며 "이탈리아에 설립한 현지법인을 통해 1주일 전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출시해 해외시장에도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DGC는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으로 자회사 EDGC헬스케어를 통해 솔젠트 지분 16.3%를 들고 있다. 

솔젠트는 2월27일 질병관리본부의 긴급 사용승인을 받고 2월28일 유럽인증도 획득했다.

국내 긴급 사용승인을 받은 '다이아플렉스Q 노벨 코로나19 진단키트'는 2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ORF1a gene, N gene)를 2시간 내 동시에 검출할 수 있다.

솔젠트는 유럽인증 획득 전 베트남, 중국 등 테스트용 제품으로 공급됐던 곳과 대규모 진단키트 발주를 논의하고 있으며 최근 일본, 중동, 유럽, 동남아시아 등 20여 개국과 계약이 이뤄져 2일부터 진단키트를 순차적으로 발송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외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EDGC와의 협업효과도 기대된다.

EDGC 관계자는 "솔젠트는 EDGC의 지분법 관계사로 솔젠트의 코로나19 진단키트사업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유통 등 관련 사업 협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월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4312명, 사망자 22명, 검사진행 3만3799명으로 집계됐으며 3월2일 9시 기준 중국을 비롯한 해외 코로나19 확진자는 8만4592명, 사망자 3020명으로 나타났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2월27일 언론 브리핑에서 "최근 다른 지역의 신규 확진자가 중국 신규 확진자 수를 넘었다"며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감염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하는 조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