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보험설계사의 영업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며 보험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신한생명은 디지털 플랫폼 등으로 영업채널을 다변화해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영업을 강화하는 데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도 '코로나19' 먹구름, 성대규가 힘쏟은 신한생명 비대면영업 성과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코로나19 확산으로 보험설계사들이 대면 영업을 거의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온라인 채널이 취약한 생명보험사에 타격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증시 불안과 경기 위축으로 금융업계 전반에 악영향이 퍼지고 있다.

외출과 만남을 꺼리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정부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당부하며 보험설계사의 대면영업으로 대부분의 고객을 확보하는 보험업계에는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현장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아직 통계적으로 파악하기는 이르지만 중장기적 대응방안을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영업 차질이 수개월 동안 이어진다면 보험사들의 올해 실적에도 직격타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신한생명은 생명보험업계 경쟁사들과 비교해 이번 사태에 비교적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업체질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취임한 뒤 비대면영업 확대와 디지털 플랫폼 강화를 목표로 앞세우고 영업채널 다변화에 힘써온 결과다.

신한생명의 텔레마케팅과 모바일앱 등 비대면채널의 가입자 비중은 계열사인 오렌지라이프나 경쟁 생명보험사와 비교해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보험설계사 영업에 크게 의존하는 다른 기업과 달리 다양한 판매채널을 육성하는 다변화 전략을 통해 단일 영업채널에서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를 분산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보험설계사 영업채널이 크게 위축된 것과 같이 하나의 판매경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타격을 방어할 수 있는 사업체제를 마련하는 데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의미다.

성대규 사장은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통해 CEO 직속 이노베이션센터를 신설하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보험사업 혁신방안을 연구하는 '인슈테크' 조직 운영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비대면 가입자 확보에 유리한 차별화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신한생명이 올해 2월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도입한 스크래핑서비스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스크래핑은 고객이 모바일앱 등 비대면채널에서 보험에 가입할 때 제출해야 하는 주민등록등본, 납세증명서, 소득금액증명 등 서류를 신한생명이 자동으로 수집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이 직접 행정기관에서 서류를 발급해 제출하지 않아도 온라인상에서 자동으로 확인절차가 이뤄지기 때문에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공인인증서 없이 본인인증을 받아 보험료 납입과 대출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간편서비스시스템도 2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신한금융 계열사의 통합 모바일 플랫폼에서 신한생명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연동이 지원되는 점도 비대면영업에 장점으로 꼽힌다.

신한생명 기존 가입자가 아니고 모바일앱을 설치하지 않은 고객도 신한은행이나 신한카드앱에서 신한생명의 여러 보험상품을 비교한 뒤 곧바로 가입을 신청할 수 있다.

신한생명의 디지털 플랫폼 등 비대면 채널 경쟁력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중장기적 장점으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

모바일앱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는 보험과 같은 금융상품을 온라인상에서 직접 비교하고 선택해 가입하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고객에게 차별화한 비대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보험분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