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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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은 신한은행 은행장이다.
▲ 진옥동 신한은행 은행장.
글로벌사업 확대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성장의 두 축으로 삼고 신한은행의 새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1961년 2월21일 전라북도 임실에서 태어났다.
서울 덕수상업고등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 기업은행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인력개발실, 고객지원부, 종합기획부에서 일하다 일본 오사카지점에 배치됐다.
한국으로 돌아와 신한은행 여신심사부 부부장과 자금부 팀장을 거쳐 다시 일본 오사카지점장을 지냈다.
오사카지점장으로 일하며 신한은행의 일본 법인인 SBJ은행이 출범하는 데 힘을 보탠 뒤 SBJ은행 부사장, SBJ은행 법인장을 맡았다.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장 부행장과 신한금융지주 운영담당 부사장을 거쳐 신한은행장에 선임됐다.
온화하고 소탈한 성품으로 주위의 신망이 두텁다. 전략적 판단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 경영활동의 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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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리딩뱅크' 자리 KB국민은행에 내줘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이 2019년에 연간 순이익 2조3292억 원을 냈다고 2020년 2월5일 밝혔다. 2018년과 비교해 2,2%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라이벌인 KB국민은행이 순이익 2조4391억 원을 거두면서 신한은행은 2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다시 내주게 됐다.
신한은행은 2020년 순이익 목표치도 2조2천억 원 안팎으로 낮춰 잡으며 보수적 경영기조를 보였다. 은행권 전반의 규제 강화와 세계 무역상황 악화, 경기 침체 등으로 악재가 계속해 불거지고 있는 만큼 순이익을 늘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KB국민은행은 비용 절감과 기존에 설정했던 대손충당금 환입 등에 힘입어 실적 방어에 성공했고 2020년에는 캄보디아 은행을 인수해 박차를 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진옥동이 신한은행의 실적 반등으로 리딩뱅크 경쟁에서 자존심을 되찾고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쉽지만은 않은 상황에 놓인 셈이다.
저금리 기조에서 신한은행이 이자수익 규모를 이전처럼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파생상품 손실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사태 등으로 은행의 투자상품 판매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진옥동이 신한은행의 신사업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마련해 실적 반등의 기회를 만드는 과제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신한은행 실적.
진옥동은 2019년 12월 열린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에서 다음 회장후보로 선정돼 면접 등 평가를 거쳤지만 회장 최종후보에 선임되지 않았다.
그러나 진옥동이 신한은행장에 오른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회장후보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경영능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는 2019년 11월부터 회장후보군을 선정해 평가와 논의를 거쳤는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과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진옥동 5명의 후보가 최종 평가를 거쳤다.
진옥동은 최종면접이 이뤄지는 날 기자들과 만나 고객과 함께 가야 한다는 점을 경영비전으로 제시하겠다며 포부를 보였다.
하지만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회장후보 추천위원회가 조용병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며 진옥동은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오픈뱅킹 도입 맞춰 신한은행 모바일앱 재편
진옥동은 2019년 10월 금융위원회의 오픈뱅킹 서비스 시행에 맞춰 신한은행 모바일앱을 전면적으로 재편해 내놓았다.
오픈뱅킹은 이용자가 하나의 은행 또는 핀테크기업 모바일앱에서 다른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자금이체 등 일부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사용자가 여러 은행의 앱을 설치해 이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의성이 높아졌지만 시중은행들은 다른 은행 또는 핀테크기업과 모바일앱 사용자 확보를 위한 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진옥동은 취임 뒤부터 신한은행 모바일앱 '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바일앱 개발을 주도했고 오픈뱅킹 도입 시기에 맞춰 앱을 전면적으로 개편해 내놓을 수 있었다.
신한은행 모바일앱은 기존의 은행업무 중심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중심으로 바뀌었다. 사용자들이 다른 금융기관에 흩어져있는 자산도 신한은행 모바일앱에서 한 번에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해 다른 은행을 쓰던 이용자도 신한은행 모바일앱을 설치해 이용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모바일앱 가입자 확보는 곧 신한은행 예금상품 및 대출상품의 가입자 확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리하다.
△신한은행장 내정
진옥동은 2018년 12월 신한은행장에 내정됐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는 진옥동이 “신한 문화을 향한 열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안정화할 최적의 인물”이라며 “SBJ법인장으로 일할 때 탁월한 경영성과와 은행업 전반의 이해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진옥동이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법인장 등 신한은행의 일본 법인 수장을 계속 맡으며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대주주와 두터운 친분을 쌓았던 만큼 신한은행장 내정 과정에서도 재일교포 대주주들의 지지를 상당 부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옥동은 온화한 리더십을 갖춰 그룹 내부의 신망이 두터운 만큼 당시 ‘신한사태’ 및 ‘남산 3억 원 사건’ 등으로 얼어붙은 신한은행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안정화할 적임자로 꼽혔다.
신한사태란 2010년 9월2일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소하면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측과 신 사장 사이에 경영권 대립을 일으킨 사건을 일컫는다.
신한사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남산 3억 원’ 사건은 2008년 당시 라응찬 회장이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 이백순 행장에게 지시해 서울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정체불명의 누군가에게 3억 원을 전달한 사건이다.
2019년 1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신한금융 ‘남산 3억 원’ 사건과 관련해 당시 검찰이 수사를 부실하게 했으며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봐주기식 수사’로 일관했다고 판단하면서 재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 은행장이 2019년 10월16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
진옥동은 2017년 1월 일본 SBJ법인장(상무급)에서 신한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한 뒤 3개월 만에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맡았다.
신한은행 부행장은 일반적으로 부행장보를 거친 뒤에 맡는데 진옥동은 부행장보를 거치지 않은 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까지 승진했다.
그 뒤 2년도 지나지 않아 신한은행장에 내정되면서 2년여 만에 초고속 승진했다.
진옥동은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한금융지주 재일교포 주주들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맡아 조용병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용병 회장이 2015년 3월 신한은행장에 오른 뒤 진옥동이 같은 해 6월 신한은행의 일본 자회사인 SBJ은행 법인장을 맡으면서 1년 반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일본 전문가
진옥동은 신한금융지주 재일교포 주주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창업주인 이희건 신한금융지주 명예회장도 가까이에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는 1982년 설립된 신한은행에서 출발한 금융지주사인데 신한은행은 국내은행 가운데 최초로 재일교포를 주축으로 한 순수 민간자본으로 세워졌다.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주주들은 지금도 17%~20%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옥동은 10여 년 동안 일본에서 일하며 신한금융지주 재일교포 주주들과 가깝게 지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일본에서 뛰어난 경영능력도 선보였다.
2009년 9월 신한은행의 일본법인인 SBJ은행이 출범하는 과정에서 오사카지점장으로 일하며 일본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아내고 안착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SBJ은행의 영업이익은 진옥동이 법인장을 맡기 전인 2014년 243억 원에서 진옥동이 물러난 2016년에는 714억 원으로 3배 가량 늘었다. 자산 규모도 같은 기간에 4조8284억 원에서 6조1천억 원으로 불었다.
- 비전과 과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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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과 과제▲ 진옥동 신한은행 은행장이 2020년 1월2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워크숍을 열고 임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
금리 인하로 신한은행이 벌어들이는 이자수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대출 규제, 투자상품 판매 규제 등으로 은행의 먹거리가 더욱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결국 금리 인하와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해외시장에서 거두는 순이익 비중을 키우거나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서비스에서 수익원을 찾는 등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분야의 실적 기여를 앞당겨야 한다.
진옥동은 신한은행장에 오른 뒤 디지털과 글로벌을 성장의 두 축으로 삼겠다며 힘을 실었는데 아직 취임 기간이 짧았던 만큼 실제 성과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베트남과 같은 신한은행의 해외 주요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외국계은행 1위로 가장 많은 영업점 수를 보유하고 있는데 2020년 상반기부터 베트남 금융당국과 협력해 개발한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가 전면 도입되면 베트남 고객들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인터넷전문은행처럼 모바일앱에서 신한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어 고객 기반을 단기간에 대폭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신한은행 모바일앱 '쏠'을 활용해 핀테크 서비스와 연계한 새 수익 모델을 발굴하거나 신한은행의 금융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것도 진옥동의 새 성장동력 발굴에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신한은행은 2019년 말에 쏠 모바일앱을 전면적으로 개편해 이용자가 신한은행 계좌를 조회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에 흩어진 자산도 한번에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추가하며 모바일앱에서 이용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폈다.
신한은행이 판매한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상품에서 환매 연기 또는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소비자에게 큰 피해가 가지 않도록 사태를 수습하는 일도 진옥동의 과제다.
신한은행 측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자금을 계약과 달리 환매가 중단된 다른 펀드에 투자해 피해가 발생했다며 법적 대응 절차를 밟고 있다.
◆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