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자사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앞으로 주가 움직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7일 “삼성물산은 본업인 건설부문의 외형 확장이 제한적이고 상사부문의 영업환경 등을 고려할 때 자체 사업 호조를 통한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자사주 활용방안이 앞으로 주가의 핵심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물산 주가의 방향은 소각 뒤 남은 자사주 활용방안에 달려"

▲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삼성물산은 26일 배당규모를 앞으로 3년 동안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13.8%) 가운데 일부(1.5%)를 소각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삼성물산은 2019년 3분기 보통주 기준 2622만5649주 규모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26일 종가 11만500원을 적용하면 자사주 가치는 2조9천억 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이번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3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는데 그래도 2조5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가 남는 셈이다.

은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자사주 소각 결정은 주주 기대에 일정 부분 부응할 수 있으나 규모가 아쉬운 상황”이라며 “배당정책 역시 점진적 확대추세인 것은 맞으나 다른 고배당 종목들과 비교할 때 돋보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물산은 건설과 상사 등 자체사업의 제한적 성장성으로 현재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지분을 보유한 주요 계열사와 연동된 주가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 연구원은 “현재 삼성물산 기업가치의 대부분은 보유한 지분가치로 설명된다”며 “결국 삼성물산의 유의미한 자체적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잔여 자사주 활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삼성물산은 소각 이후 남은 자사주(12.3%)와 관련해 인수합병(M&A)를 포함한 미래성장을 위해 쓰거나 또 다시 소각을 하는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